증시 조정 국면을 맞아 대차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뒤 1년 안에 주식을 되사 갚는 거래로,대차거래 잔량 비중이 높을 경우 주가가 급등락할 소지가 많다.

따라서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같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대차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 주식 대비 10% 넘는 종목 12개

13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대차거래 잔량은 7억667만주로 작년 말보다 96%나 급증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올 들어 70% 증가한 25조2594억원을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량이 상장 주식 수의 10%를 넘는 종목도 잇달아 등장해 지난 주말 현재 12개사에 달했다. 하이닉스 GS건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SDI 기아차 서울반도체 등 유가증권시장의 7개사와 안국약품 예당 윈드스카이 큐로홀딩스 바이오매스코리아 등 코스닥시장의 5개사 등이다.

특히 윈드스카이의 경우 대차거래 잔량이 2100만주로 총 발행 주식 수(6275만주)의 33.5%에 달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대차거래 비중을 차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이 이미 매도한 주가보다 현 주가 수준이 낮다"며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에 대해선 대차거래를 추가로 늘릴 가능성도 있어 이는 주가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차거래는 주가 급등락 요인

이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큰 장에선 대차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할 경우 '대차거래 청산'(쇼트커버링) 관련 매수세와 추가 공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대차거래를 일으킨 투자자는 빌린 주식을 되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얘기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반등하면 평가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대차거래를 정리해 이익을 확정하고 싶은 욕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이 같은 매수세 유입이 가능한 종목으로 하이닉스 효성 삼성SDI 동양제철화학 롯데칠성 LG전자 기아차 SK 엔씨소프트 대우증권 현대차 등을 꼽았다.

물론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엔 대차거래를 통한 매도 물량이 더 쏟아질 수 있다. 김융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대차거래는 빌린 주식을 다시 거래하기 때문에 유통 주식 수의 증가 효과로 이어져 주가 희석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