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0대 비중 크게 늘고 … 명품 등 상품 구매력도 쑥~
롯데.갤러리아.현대 등 영캐주얼매장. 전용카드 확대

백화점들이 20대 고객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20대 고객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다 구매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20대를 겨냥해 상품구성(MD)을 새롭게 하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편집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전용카드까지 도입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20대 고객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포인트 높아진 26%를 기록했다. 30대(35%→32%)와 40대(25%→22%) 고객 비중이 각각 3%포인트 낮아진 대신 20대가 그만큼 '귀한 손님'이 된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상반기 20대 고객이 47% 급증했고,20대의 구매액이 41% 늘어나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2005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의 영캐주얼 매장도 상반기 매출이 20%가량 늘었다.

가정을 이룬 30~40대가 경기침체,고물가로 인해 씀씀이를 줄이는 반면,20대 대학생.직장인들은 오히려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고 있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분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신상녀(신상품을 좋아하는 여성)나 명품 열풍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대는 '갖고 싶은 것은 반드시 산다'는 과시형 소비가 강하고 소득에 비해 높은 소비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고객의 파워가 커짐에 따라 백화점들은 이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과 매장 구성으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중 영캐주얼 매장 규모를 30%가량 늘리고 지컷.밸리걸 등 1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킨 데 이어 현재 6개인 영캐주얼 편집매장을 하반기에 2~3개 더 늘린다는 전략이다. 또 젊은 VIP 고객에게 무료 음료,네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 VIP룸'을 오는 10월께 신설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또 14~24세 고객만 가입 가능한 '롯데 영클럽 멤버스 카드'를 지난달 선보였다. 이 카드를 매주 수요일 세븐일레븐,롯데리아 등 제휴 매장에서 쓰면 사용액의 30%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정종견 롯데백화점 과장은 "백화점의 미래 최대 고객이 될 20대 소비자를 위해 특화된 상품 구성과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대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신촌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페라가모,코치,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킨 데 이어 내년 초 추가로 5~6개 수입 브랜드를 유치,2층을 '프레스티지 존'으로 구성한다. 또 내년 말 준공예정인 신촌점 신관은 20대 고객을 위해 영캐주얼 중심으로 꾸미기로 했다. 관계자는 "20대 고객 비중이 높은 목동점 천호점에도 스포츠와 영캐주얼을 늘리고 이벤트홀 문화공연 등의 타깃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20대 고객을 겨냥,상반기에만 G494,스티브알란 등의 편집매장에 10여개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하반기에도 새로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지난 4월에 이어 9월에도 명품관 전체를 '꽃'을 주제로 다채롭게 꾸며 젊은층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