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관련 사채의 만기 전 조기상환이 이어지고 있어 발행사들의 자금압박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전환사채(CB) 혹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만기 전 상환하겠다고 공시한 건수는 16개사 20건에 이른다. 지난해 7월 한 달간 조기상환이 18개사 21건이었던데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사채권자들이 잇따라 상환을 청구한 데 따른 결과다. 일반적으로 CB나 BW에 투자할 땐 주식 전환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지만,주가하락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금을 조기 회수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CB는 발행시 전환가액 조정을 통해 시가하락에 대응하도록 계약이 돼 있지만 주가가 큰폭으로 빠지며 하한선에 이른 경우도 많다. 지난 9일 49억원에 달하는 CB를 조기상환한 가운미디어의 경우 이미 지난해 10월 전환가액이 하한선인 최초 전환가액의 80%까지 떨어졌다고 공시했다.

조기상환 요구는 대부분 코스닥업체에 집중돼 있어 가뜩이나 코스닥시장의 자금난이 심한 상황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금줄이 막힌 마당에 사채상환을 위해 자금이 소요될 경우 성장동력이 훼손될 것이란 걱정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조기상환 요구가 잇따르는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의 한계가 드러나는 특성이 있어 투자를 길게 가지고 가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