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지난주 잠시 햇살이 비쳤던 남북관련주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대그룹주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에 힘입어 반짝 강세를 보였던 남북경협주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이란 돌발 악재를 만났다. 남북경협주는 지난 주말 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에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면적 남북대화 제안에 힘입어 오랜만에 동반강세를 보였다. 이화전기와 광명전기 로만손이 각각 6% 넘게 올랐고 선도전기 비츠로시스 비츠로테크 등도 3%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서 공교롭게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동시에 터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놓고 남북이 팽팽히 맞섬에 따라 관계악화 가능성이 높아져 일단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향후 남북이 어떻게 풀어갈지 그 과정에 따라 주가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남북경협주는 테마성격이 강하고 현 정부 들어 별다른 수혜를 본 경우가 드문 만큼 이번 악재로 인한 피해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금강산 관광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현대그룹주의 향방에 더 관심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대북사업에 최대위기를 맞은 현대아산은 여름 성수기에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피해가 최대 4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으로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대아산 지분 36.8%를 보유한 현대상선은 지난해 현대아산이 1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힘입어 62억원의 영업외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고에 대해 북측이 강경대응 입장을 보이면서 금강산관광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재개되더라도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 공산이 높아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과민반응을 경계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아산으로부터 유입되는 영업외수익은 현대상선 한 해 순이익의 3% 수준에 불과해 주가하락이 나타나더라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