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자기자본확충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유상증자에 열을 올린 증권사의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가치하락으로 큰 심리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작년부터 미래에셋 등 6개 상장증권사가 유상증자를 단행했고,임직원들은 증자물량의 10%를 우리사주분으로 배정받아 자율적으로 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4월 이후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되고 주식시장마저 침체를 보이며 증권주가 급락하자 우리사주 청약자들도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지난해 5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주말 종가는 3만5000원으로 신주 발행가(5만7300원)보다 38.9%나 낮다. 현대증권과 동부증권 주가도 작년 9월 및 10월 증자 당시 발행가보다 각각 29.3%와 24.7% 빠진 상황이다. 올초 증자를 결의한 한화증권도 지난 주말 종가(7210원)가 발행가(7280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나마 미래에셋과 유진투자증권의 주가는 발행가를 각각 96.0%,25.1% 웃돌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도 작년 11월 주가가 20만원을 넘었을 때에 비해 평가차익이 뚝 떨어졌다.

한 증권사 직원은 "우리사주분은 통상 1년 뒤 정리할 수 있어 손절매도 불가능해 주식을 팔 수 있는 시점에 반등하기만 바랄 뿐"이라며 "증시침체로 고객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우리사주마저 까먹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의 가치급락은 이직의 걸림돌로도 작용하고 있다. 회사를 옮기려면 우리사주 대출원리금을 상환한 뒤 주식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