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탁구 스타로 지난해 12월까지 남녀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유남규(40)와 현정화(39)가 2008 베이징올림픽을 한 달 여 앞두고 대표팀 코치로 전격 복귀한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추대위원 및 운영위원들은 11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모임을 갖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한 뒤 유남규와 현정화를 코치진에 합류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7일 천영석 전 회장의 독선적인 협회 운영과 선수 기용 간섭 등에 불만을 품고 대표팀 사령탑에서 동반 사퇴했던 유남규와 현정화는 7개월 만에 대표팀 코치진에 컴백한다.

이번에는 감독이 아닌 코치 신분으로 돌아온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남규와 서울올림픽 복식에서 우승했던 현정화가 코치진에 합류하면 대표팀의 베이징올림픽 메달 사냥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남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남자팀 코치로 복식 금메달(이철승-유승민)을 지휘했다.

또 현정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여자팀 코치로 감독이던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과 복식 은메달(이은실-석은미), 단식 동메달(김경아)을 합작했다.

둘은 2005년 5월 나란히 남녀팀 감독으로 승격돼 사퇴하기 전까지 2년7개월간 대표팀을 이끌었다.

유남규와 현정화는 현재 대표팀 멤버인 남자 `간판' 유승민(삼성생명), 오상은(KT&G), 윤재영(상무), 여자 에이스 김경아, 당예서(이상 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중국의 약점을 파악하고 있어 유승민의 단식 2연패 도전과 단체전 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다.

탄핵을 받았던 천영석 전 회장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게 했던 탁구협회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회장파-반대파 5대 5 동수로 꾸리기로 해 종전 감독과 코치 중 2명이 빠져야 하는 상황.
윤길중 여자팀 감독과 주종환 남자팀 코치가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서상길 남자팀 감독과 김형석 여자팀 코치를 포함해 네 명 중 누가 제외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박일순 협회 전무가 대표 선수들이 전지 훈련중인 경남 김해로 급파된 가운데 김형석 코치가 빠지고 윤길중 감독이 대신 남는다는 말이 돌아 남자팀은 서상길-유남규, 여자팀은 윤길중-현정화 체제로 코칭스태프가 다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코치로 복귀하는 유남규는 "올림픽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부담이 크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선수들을 잘 지도해 일단 단체전 결승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현정화는 "이제 열심히 하고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

선수들을 다독여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또 추대위원과 운영위원들이 올해 초 실업팀당 100만원씩 받아 문제가 됐던 선수 등록비를 없애고 일부 비용을 환불해주기로 의견을 모으는 한편 조만간 새 회장 모시기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