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다. 16세기 후반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부터 긴키지역 상업 중심지로 번성해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도쿄와 함께 짧은 주말여행 목적지로 인기를 끌었다. 우리보다 앞선 유행의 흐름을 잡아 개인사업으로 연계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았다. 오사카는 보통의 패키지 여행지로도 훌륭하다. 특히 인접한 교토,나라 등 일본 역사ㆍ문화의 본향까지 한목에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어 인기만점이다.

■젊음과 패션의 거리

오사카를 상징하는 것은 오사카성이다. 나고야성,구마모토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쟁탈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축성했다. 성 중심 8층 높이의 천수각이 우뚝하다. 잦는 정변으로 소실된 것을 1931년 세 번째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 형식으로 잘 나 있는 코스를 따라 천수각 꼭대기에 오르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잡힌다. 성 주변 노점에서 파는 타코야키(문어빵)를 먹어보자.서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일본의 거리음식인 타코야키는 오사카가 원조.가다랑어 국물로 맛을 낸 밀가루 반죽에 문어살,생강 등을 넣은 뒤 둥근 틀을 이용해 구워낸 것으로 여행 중 요기하기에 알맞다.

젊음의 거리로 유명한 신사이바시도 거닐어보자.1970년대 중반 미국에서 수입한 옷을 파는 상가로 발달한 아메리카거리와 레스토랑,패션빌딩 등으로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유럽거리가 있다. 배가 출출해질 때면 발걸음이 도톤보리로 향한다. 도톤보리에는 저렴한 술집과 포장마치식 노점상이 줄지어 있어 가볍게 요기하기 좋다. 고쿠라쿠 상점가가 도톤보리의 명물이다. 오사카의 대표적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입장료도 받는다. 입장할 때 주는 통행권만 있으면 상가 내 모든 가게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돈은 건물을 나갈 때 일괄정산한다. 여기저기서 진행되는 퍼포먼스나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난바역을 중심으로 한 미나미 지역은 젊은층이 좋아하는 캐주얼 의류 상점이 밀집해 있다. 각자 개성대로 꾸미고 나온 오사카 젊은이들의 패션이 눈을 즐겁게 한다. 서울 용산의 전자상가와 비슷한 덴덴타운에서는 각종 전자제품과 DVD,만화책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오사카 여행의 즐거움을 돋워준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스파이더맨,쥬라기공원,ET 등 할리우드 유명 영화의 명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세트와 쇼 등을 보며 할리우드 영화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일본 문화의 원형을 찾아

오사카 여행길에서 교토와 나라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금각사에서는 일본식 정원의 원형을 볼 수 있다. 둥근 연못 한쪽에 자리한 황금빛 법당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950년 방화에 의해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광륭사에는 일본의 국보인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반가상과 똑같다. 청수사는 전망이 좋다.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교토 시내가 한눈에 잡힌다.

나라의 법륭사는 천황이라는 칭호가 쓰이기 시작한 아스카시대의 모습을 전해주는 사찰.금당과 오중탑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다. 본존불이 안치된 금당에 고구려 스님 담징이 그린 벽화(모조)가 있다. 백제사람이 만들었다는 석가삼존상,구다라(백제)관음상도 빼놓을 수 없다. 동대사의 금당은 단일 목조건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얼굴 길이만 5m나 되는 거대한 본존불이 모셔져 있다.

온천도 좋은 게 있다.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로 꼽히는 고베의 아리마온천이다. 아리마온천은 일본서기에도 기록된 휴양온천으로 수질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