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축구 메달 꿈을 꾸고 있는 박성화호가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담금질 중이다.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예비 태극전사들은 모두 26명이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엔트리는 18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번 소집에는 박성화 감독이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낙점한 수비수 김동진(제니트)이 제외됐다.

생존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감독의 선택 폭은 그리 넓지 않아 보인다.

프로 구단 소속 선수들을 K-리그 일정(12-13일, 19-20일)에 따라 소속 팀에 잠시 돌려보내야 하는 등 최종엔트리 확정까지 훈련 시간이 많지 않아 새로운 실험을 할 여유가 없다.

최종엔트리 등록 마감일은 23일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16일 안산에서 치를 과테말라 대표팀과 평가전을 통해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21일부터는 정예 멤버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윤곽 드러난 박성화호 승선 명단


"올림픽 본선에서 쓸 전술은 이미 지난 1월 스페인 전지훈련 때 준비해 놓았다"는 박성화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전술을 구사한다.

18명 최종엔트리 중 두 명은 와일드카드로 김동진과 미드필더 김정우(성남)가 발탁됐다.

일단 박 감독이 세 명을 데려갈 최전방 공격수에는 부상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가 한 자리씩을 꿰찬다.

서동현, 신영록(이상 수원), 양동현(울산)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미드필더는 박 감독이 "좋은 자원이 많다.

우리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할 만큼 재능있는 선수들이 넘친다.

그 중 김승용(광주)과 이청용(서울)은 좌.우 미드필더로 베이징행이 유력하다.

중앙에는 와일드카드 김정우 외에 기성용(서울)이 눈도장을 찍었다.

박성화 감독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사령탑 시절부터 중용해온 백지훈(수원)도 선발 가능성이 높다.

포백 수비라인의 중앙수비는 A대표 경험도 있는 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 조합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왼쪽 풀백은 와일드카드 김동진, 오른쪽 풀백은 김창수(부산)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는 A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는 정성룡(성남)이 확정적이다.

◇바늘 구멍 통과의 관건은 '멀티플레이'


밑그림은 완성한 박 감독이 마지막으로 고민 중인 자리는 사실상 2-3 곳 정도 밖에 안 된다.

최종엔트리가 18명 밖에 되지 않다 보니 여러 포지션을 맡길 수 있는 선수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와일드카드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김동진은 왼쪽 풀백은 물론 중앙수비까지 가능하며, 김정우는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박 감독이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구분한 이근호, 김승용은 상황에 따라 서로 위치를 바꿔 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앙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울 수 있는 이요한(전북)이나 좌.우 풀백 모두 소화 가능한 최철순(전북) 등은 경쟁력이 충분하다.

◇변수는 '부상'

박 감독은 7일 대표팀 첫 훈련을 이끈 뒤 인터뷰에서 "지금은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최종 명단에서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

부상이 있는데 끌고 가면 팀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선수 스스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그 동안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이미 미드필더 이상호(울산)는 왼발등뼈 피로골절로 베이징행이 무산됐다.

게다가 애초 27명 소집훈련 멤버에 포함됐던 미드필더 오장은(울산)은 왼발목 인대 부분 파열로 일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대표팀 합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장은의 발탁 여부는 나머지 와일드카드 한 장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릎과 허벅지를 다친 신영록과 백지훈은 첫 훈련에서 20여 분 따로 러닝 등을 하며 몸을 푼 뒤 숙소로 돌아갔다.

발목이 좋지 않은 신광훈(전북)도 그라운드 밖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앞으로 소속팀에서 K-리그 두 경기를 뛰어야 해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