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伯樂)은 흔치 않다'는 중국 고사성어 '백락일고(伯樂一顧)'에서 보듯 인재를 제대로 알아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인재를 감별하는 데 어떤 방법을 선호할까.

삼성경제연구소가 공자의 9가지 인재 감별법을 들어 CEO 383명에게 인재를 테스트하는 방법을 설문한 결과 32.4%가 '번거롭고 어려운 일을 시켜 문제해결 능력을 본다(煩使之 而觀其能)'고 답변했다.

CEO 3명 가운데 한 사람은 직원들에게 의도적으로 '빡빡한' 일을 시켜 능력을 평가한다는 얘기다.

이는 목표 지향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CEO의 특성이 인재관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다음으로 많은 답변이 나온 것은 '위기 상황을 알려 그 절개를 본다(告之以危 而觀其節)'(21.7%)였다.

고유가 등으로 경제 여건이 나빠지고 이직과 전직이 보편화되고 있는 세태 속에 CEO들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본다(近使之 而觀其敬)'(12%)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기지를 본다(卒然問焉 而觀其知)'(10.7%)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안 보이는 곳에서의 충성을 본다(遠使之 而觀其忠)'(6.8%)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하여 그 신용을 본다(急與之期 而觀其信)'(6.5%) 등도 CEO들이 사용하는 '인재 감별법 목록'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CEO들은 대체로 아직까지 인재의 기준으로 '사람됨'을 우선시한다고 볼 수 있는 선호도 분포를 보였다.

즉 가장 많은 응답이 나온 '유연하고 진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믿음이 가는 인성을 가진 직원이 CEO들이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재물을 맡겨 그 씀씀이를 본다(委之以財 而觀其仁)'(5.1%) '술에 취하게 하여 그 절도를 본다(醉之以酒 而觀其側)'(4.2%) '남녀를 섞여 있게 하여 이성에 대한 자세를 본다(雜之以處 而觀其色)'(0.7%) 등의 응답은 비교적 적게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실의 정두희 컨설턴트는 "공자의 인재 감별법만으로 설문을 했기 때문에 이 조사 결과가 반드시 현재 CEO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완전히 부합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인재를 보는 기본적인 기준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충분히 참조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