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파생상품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범위 이내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주가 변동 때 개별 종목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주식워런트증권(ELW) 같은 주식파생상품들이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3조5645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1조7113억원)의 두 배를 넘는 것이다.

하루 평균 1781억원의 ELS가 판매된 셈이다.

ELW 거래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하루 거래대금은 2243억원이었으나 이달에는 4517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15개 상장사의 주식을 대상으로 한 개별주식선물도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이후 점차 활기를 띠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412억원어치가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주식파생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7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나 코스닥시장(1조3400억원)의 절반 정도인 시장으로 커졌다.

이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현물 주식을 대체하는 대안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경색 우려와 국제유가 급등,경기 침체 등 증시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투자자들이 은행과 주식시장에 넣었던 자금을 변동성 장세에서 유리한 주식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나 리먼브러더스 이사는 "ELW는 변동성 장세에서 현물주식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다시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ELW 상장종목은 지난 주말 2630개로 상장 후 가장 많은 종목수를 기록했다.

하루 거래대금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유가증권시장의 2~4%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1.4%로 급성장했다.

이 이사는 "특히 최근엔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풋ELW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주가 하락세로 '대우8215현대차풋ELW'는 지난달 24일 이후 8일간 가격이 3100%나 치솟기도 했다.

ELS는 국내 주식과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해당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때 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고 상환된다.

반면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일반적으로 40∼50% 이상)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게 된다.

ELW 역시 국내 주식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다.

발행시 정한 기초자산의 주가가 만기일의 주가를 넘어서거나(콜ELW 이익) 아래로 내려가면(풋ELW 이익) 그 차익을 전환비율에 따라 증권사가 지급하고 상장이 폐지된다.

일종의 옵션상품이어서 기초자산의 주가를 반대로 예측할 경우에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콜ELW의 경우 만기 때 행사가격이 주가보다 떨어지면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