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며 시가총액이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상장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작년 말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장부가를 밑도는 기업이 절반이 안 됐으나 올해는 절반을 넘어섰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8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4일 기준 시가총액과 3월 말 순자산을 비교한 결과 53.9%인 313개사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가치인 순자산액보다 적었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총계로 기업이 장부상 보유한 순수한 재산을 말한다.

따라서 이 결과는 상장사 절반 이상이 회사의 장부상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증시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수치는 지난해 12월 조사된 결과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당시 시가총액이 순자산액을 밑도는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44.7%였다.

6개월 만에 이 같은 기업들이 9.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증시에서 가장 대접을 못 받는 기업은 동성화학으로 순자산액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11%에 불과했다.

C&우방랜드와 평화산업 C&우방 KEC홀딩스 화성인더스트리 성안 등도 시가총액이 장부가격의 22∼29%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장부가를 밑도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도 속출했다.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은행주도 순자산액이 시가총액을 웃돌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도 주가가 장부가의 75∼79% 수준이었다.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태광산업 등 화학주 등도 장부가에 미달됐다.

이 밖에도 한국전력 태평양 삼성SDI 현대자동차 롯데칠성음료 현대하이스코 등 대형주들도 순자산가를 밑돌았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은행주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로 올초 급락세를 보였으며 항공주는 유가 급등에다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며 신저가를 기록하는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건설주는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문제 등 주택·건설 경기 침체가 주가에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코스피지수가 1600선이 붕괴된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주가 수준을 기록한 종목이 76개,코스닥시장에선 69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