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교체된 지 2주일이 지나면서 청와대의 근무 행태가 이전과 여러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회의 횟수와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전에 수석비서관 회의는 토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8시,일요일 오후 2시에 열렸다.

회의 시간은 1시간30분에서 길게는 2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1시간 이내로 줄었다.

화ㆍ목요일의 경우,수석들이 외부 인사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지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9시로 늦췄지만,간담회가 길어질 경우 회의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오전 오후 하루 두 차례 열리는 수석실별 회의도 대폭 줄었다.

'소통'도 강조되고 있다.

회의가 줄어든 만큼 밖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라는 차원이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이미 전직 대통령과 종교단체를 두루 방문했다.

각 수석들도 바깥 일정을 줄줄이 잡고 있다.

박병원 경제 수석은 충남 태안과 천안에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고,맹형규 정무 수석도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소통의 한 방법으로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청와대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행정 각 소관 부처들이 직접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6일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대응하는 데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대통령과 청와대는 큰 틀의 기획과 지원 쪽에 무게를 싣고 사안이 발생할 경우 즉각 총리와 해당 부처가 대국민 소통에 주력하도록 '시스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행정부들이 시스템적으로 나서도록 하기 위한 매뉴얼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스템 소통'에 공직자들이 적극 나서도록 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1기 참모진이 '자폐증'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통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앞으로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