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6일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앞으로 2년간 당을 이끌 새 대표로 정세균 의원을 선출했다.

전대를 통해 대표 중심으로 당권을 일원화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고 당명을 10여년 만에 '민주당'으로 되돌리는 등 당 재정비에 나섰지만 신임 지도부의 어깨는 무겁기만 한 상황이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까지 180여석에 이르는 집권여당을 상대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는 81개 의석으로 대선과 총선 패배 후 만신창이가 된 당을 추스르고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재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 정상화 언제

새 지도부의 역량을 평가하는 첫 시험대는 39일째 공전하고 있는 국회를 언제 정상화시키느냐 결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쇠고기 고시와 관련한 촛불시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의 등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과의 추가협상과 청와대 조직개편을 단행한 정부와 여당이 더이상 양보할 만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회를 계속 방치만은 할 수 없는 형국이기 때문에 새 지도부는 금주 중 등원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 지도부가 원내 복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국 주도권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여당으로부터 어떠한 명분을 얻어 당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등원 이후에도 원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장외투쟁을 언제 접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지지율 제고

10% 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 제고도 시급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정권 교체 당시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신인 열린우리당 시절까지 합하면 거의 2년 가까이 지지율 2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계파별로 상반된 해법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당의 노선 및 정체성과 직결되는 지지율 제고 방법을 놓고 지도부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관심이다.

개혁그룹과 친노(親盧)계에서는 개혁성을 강화해 여당과 차별되는 선명한 색깔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실용성향 의원들은 현실성 있는 정책생산을 통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당내 갈등 봉합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도 관심사다.

실용 성향의 당권파가 지지한 정세균 후보와 개혁파의 목소리를 대변한 추미애 후보는 경선 내내 가시돋힌 설전을 주고받았다.

경선 종반 두 후보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것도 기피할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추 후보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여러 현안에 개혁적인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김근태계 일부와 천정배계 등 개혁성향의 인사들이 경선을 계기로 결집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개혁-실용 간의 노선 갈등이 전대 이후 다시 수면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호남지역의 대의원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열린우리당계와 구 민주당계 사이의 세력다툼도 당의 통합을 위해 신임 지도부가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