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車·신규 휴대폰·비자 규제 등 영향
관광객 발길 '뚝'…호텔·식당들 한숨만
중국, 올림픽 특수는 커녕…
중국 베이징 톈통위안 인근 아시아선수촌자동차시장.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브랜드는 모두 모여있는 초대형 시장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던 이곳엔 최근 찬바람이 불고 있다.

"4월에 손님이 크게 줄더니 5월에는 작년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쑤후이 아시아선수촌자동차시장 사장) 한 판매상은 재고가 올초에 비해 60% 늘었다며 울상이다.

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에 '올림픽 불경기'의 삭풍이 불고 있다.

베이징엔 올림픽 특수를 가로막는 거대한 차단벽이 내려졌다.

외지차량 진입금지,인터넷과 휴대폰 신규고객 모집금지,외국인 비자연장 규제강화….여기에 증시 붕괴와 쓰촨성 대지진 여파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감하고 있다.

자동차(My Car) 휴대폰(My Phone) 주택(My House) 등 중국소비를 상징하던 '3M' 시장마저 올림픽 불경기의 여파로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호텔과 관광업체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보안을 위해 외국인의 비자연장 조건을 크게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의 입국비자 역시 통제하고 있는 탓이다.

올초만 해도 하룻밤에 1만위안(150만원)을 주고도 예약하기가 어렵던 5성급 호텔엔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올림픽 특수를 겨냥,민박집을 열두 채 확보해 놓은 한국교포 김만중씨는 "예약한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비자문제로 베이징에 오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해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베이징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은 비자연장이 되지않아 줄줄이 귀국 중이다.

한국 무역업체인 신흥교역 추민형 사장은 "직원 대부분이 비자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갔고 올림픽이 끝나야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한 달간은 개점휴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징 리두 등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의 식당들은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외지차량과 대형트럭의 베이징 진입금지로 주민들 중 상당 수가 이사도 못하는 형편이다.

기업들은 올림픽 마케팅을 위해 개최하려던 각종 행사를 접고 있다.

티베트 사태 이후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집회는 정부주관 행사가 아닌 한 일절 허가가 내려지지 않고 있어서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신규고객 모집도 중단됐다.

올림픽 때 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자산버블 붕괴와 쓰촨성 대지진은 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쑤후이 사장은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고가 자동차가 더 많이 팔릴 정도로 호황이었는데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완전히 다른 시장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올림픽 때 자동차 홀짝제가 적용되는 것도 소비자들이 올림픽 이후로 자동차 구매를 미루는 원인이 되고 있다.

KOTRA 베이징무역관 김명신 과장은 "축제보다는 안전에 초점을 맞춘 중국의 올림픽 준비로 베이징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올림픽 폐막 이후에 경기가 급하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리이닝은 최근 "인플레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해야한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