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액센트(국내명 베르나) 등 미국 수출모델 가격을 2% 안팎 올렸다.

원자재 값이 급등한데다 도요타 등 미국 시장내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높이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다음 달 기아자동차와 함께 국내 판매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올릴 계획이다.

포르쉐 등 수입차 역시 가격 인상에 시동을 건 상태여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액센트와 엘란트라(아반떼) 수출모델 가격을 지난 1일부터 1만775~1만5595달러에서 200달러(1.3~1.9%),1만3625~1만7325달러에서 300달러(1.7~2.2%) 각각 인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기 중ㆍ소형차 위주로 값을 올려 가격인상이 수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33대를 판매,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를 돌파했다.

이 중 엘란트라는 전년 동기보다 51% 늘어난 1만4482대,액센트는 70% 확대된 6914대가 각각 판매됐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지난 5월 말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FJ크루저와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 가격을 1~2% 인상했다.

연초에 준중형 코롤라 가격을 4~6% 올린 후 두 번째 취한 조치다.

GM과 크라이슬러도 최근 전 차종에 대해 3.5%와 2%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가격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업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차값을 올리는 것은 원가부담이 그만큼 가중됐다는 의미다.

현대ㆍ기아차를 선두로 국내에서도 차값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냉연강판 등 원자재값이 너무 올라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GM대우 관계자는 "현대차 등 선두업체가 올리면 뒤따라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이미 가격인상에 시동을 건 상태다.

포르쉐는 수입차업체 중 처음으로 이 달부터 전 차종 가격을 3% 안팎 올렸다.

카이엔 터보는 종전의 1억4785만원에서 1억5285만원으로 500만원(3.4%),911 카레라 기본형은 1억1745만원에서 1억2017만원으로 272만원(2.3%) 각각 인상됐다.

열선시트 등 옵션을 포함한 차값은 최고 1000만~2000만원(5~6%) 올랐다.

수입차업계 선두인 BMW도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가격 면에선 지금이 한계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