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월가에서 우려했던 본격적인 침체에 빠지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작은 침체'라는 낯선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30일(이하 현지시각)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지면 침체로 분류돼온 점을 상기시키면서 침체에 빠지면 성장 위축과 함께 매달 실업자가 20만-40만명 늘어나고 제조업지수도 40포인트를 간신히 웃도는 상황인 것이 '정상'인데 반해 지금의 미국 경제는 그렇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즉 국내총생산(GDP)이 미미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플러스 성장 쪽에 있고 일자리 감소 규모도 최근 월평균 6만5천명 수준이며 지난달 공급관리협회(ISM) 지수도 48.6(전망치)으로 근 50 수준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CIBC 월드 마켓의 애버리 션펠드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주요 지표들이 이도저도 아닌 묘한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침체가 아닌데도 6분기 연속 일자리가 줄어든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뒤집어 얘기하면 "침체에 빠졌는데도 이렇게 일자리가 적게 없어진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고용과 ISM 지수가 "침체와 불황의 경계선을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라면서 월가 일각에서 이런 현상을 놓고 '작은 침체'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실물경제학자들은 침체와 관련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민감한 부분이 고용 지표라면서 여기에 두가지 핵심인 '경기가 얼마나 나빠질 것인가'와 '인플레가 통제를 벗어날 것인지'가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실물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주간 조사에 따르면 실업은 6월에 4만명 가량 늘어난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의 4만9천명에서 오히려 줄었다.

실업률의 경우 5월에 5.5%이던 것이 지난달 5.4%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지난 4월보다 5월이 0.5%포인트 늘어난 바 있다.

로이터가 30일 전한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시카고 조사도 작은 침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49.1이던 것이 지난달 49.6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올들어 중간치인 48.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50이면 경기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지난 2월의 경우 44.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도이체방크 증권 부문의 조지프 라보르냐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자동차 산업에 민감한 시카고 지역의 구매관리지수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데 놀랐다"면서 "자동차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산업 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부 생산지수의 경우 45.1로 지난 90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해 불황의 늪이 깊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로이터는 NAPM 뉴욕 조사도 전하면서 기업활동지수가 6월에 417.5로 전달의 419.8에서 위축됐다고 전했다.

4월의 경우 419.6이었으며 지난해 6월 지수는 430.1이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로이터는 전미공급관리자협회가 1일 6월 보고서를 발표한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ISM 6월 지수가 48.6으로 5월의 49.6에서 다소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