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입에 온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오는 25일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정책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24일 오전 11시 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을 보이며 관망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고유가와 인플레 위협으로 증시의 불확실성이 강한 요즘, 미국 금리정책 및 그와 함께 발표될 미 연준의 시각은 향후 시장 흐름에 중요한 포인트를 제공할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보고 있다.

현재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 압력도 압력이지만,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미국은 주택시장 부진과 신용위기 등으로 경기침체의 위협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입장이 난처한 상태다.

인플레를 낮추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나, 경기침체를 생각하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 진퇴양난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금리 방향과 함께 연준이 발표할 메시지에서는 인플레와 경기침체 중 어느쪽에 대한 대응을 더 강조하느냐가 핵심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마도 인플레 우려 쪽이 더 크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따라서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나와도 증시에는 그리 약이 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하나대투증권의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이번 FOMC 미팅에서는 금리는 동결하지만 물가불안이 가중될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일 하반기 경제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인플레이션 우려만 전달할 경우 시장에 비우호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CJ투자증권의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도 FOMC 회의에서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시각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은 FOMC 회의 후 달러화 가치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용경색 불안감으로 인해 버냉키 의장이 달러 강세 전환을 위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위기 장기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피로감 축적으로 섣불리 금리정책을 인상으로 전환하기 힘들 것”이라며 “만일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경기회복보다는 물가압력에 밀려 단행되는 상황은 금융시장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신영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시각과 시장의 우려에 대해 지나친 비관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통화정책 이외의 다른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지금의 인플레를 교정할 수 있는 최후이자 가장 적확한 정책적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원자재 수요 감소 조짐이나 달러 강세에 대한 공감대 형성, 그리고 산유국들의 증산 움직임 등에 이어 통화정책까지 가세할 경우 인플레 리스크에 휩싸인 시장은 1차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인플레 리스크를 꺾기 위한 통화정책이 야기할 경기 후퇴의 문제도 그리 비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향후 긴축은 지금의 인플레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으면서 경기 상황에도 알맞은 급하지 않는 수준의 긴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지금 이 시각에도 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전 세계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버냉키 의장의 입은 과연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