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北 선점하자" 대북 투자 강화 합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8일 5년 후 중국의 대권을 이어받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만나 북중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방북중인 시 부주석이 오늘 김 위원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회동은 상견례 성격이 짙으며 구체적인 합의사항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막판에 방북 수행단에서 명단이 빠졌다"면서 "이는 북핵문제를 깊게 논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류장융(劉江永) 중국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 등 전문가들은 시 부주석이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 고위 지도부와 만나 북핵문제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소식통들은 또 "시 부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과 결과를 설명하고 중국과 북한의 전통 혈맹관계를 돈독히 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 부주석은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등과 회담을 갖고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시 부주석은 양 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고위층간 상호 방문을 통한 정치 교류를 증대하고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북중 우호의 해' 활동을 거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농업과 경공업, 정보기술산업, 과학기술, 물류, 변경지역 기반시설 건설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대북 투자를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며 항만 건설과 인적 물적 교류를 늘리자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특히 6자회담과 지역 대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고 유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오는 9월 중국에서 열리는 제10회 아시아예술제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 부위원장은 시 부주석이 제기한 건의에 완전 찬성한다며 북한은 중국과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고 중요문제에서 교류와 상호 지지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과 양 부위원장은 회담이 끝나고 북중 정부간 경제기술협조에 관한 협정, 항공운수에 관한 협정, 자동차운수에 관한 협정, 국가품질감독부문 사이의 협조계획서 등을 조인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