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빌딩 건설 붐이 세계의 도시 지도를 바꾸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전세계적으로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초고층빌딩이 도시 개발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세계인구는 현재 65억명에서 21세기 중반까지 90억명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이가운데 대다수가 대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개발업자와 도시계획전문가들은 급증하는 도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도시계획을 세울 때 초고층빌딩 건설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초고층빌딩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리노이공대의 초고층도시주거협의회(CTBUH)에 따르면 현재 세계엔 초고층빌딩 기준이 되는 300m이상 빌딩이 36개가 있으며,추가로 건설중인 초고층 빌딩도 69개에 달한다.

특히 오일머니를 쌓아두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야심찬 초고층빌딩 프로젝트가 대거 진행중이다.

대표적으로 총공사비용 10억달러의 아랍에미레이트 버즈두바이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대만의 타이페이101(509m)보다 높이 올라갔으며 내년에 완공되면 800m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세계 최고층 빌딩 '톱20' 중 15개 亞·중동에 선다
데이비드 스콧 CTBUH 회장은 "이런 초고층빌딩 건설 붐은 1920년대 뉴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초고층빌딩의 중심이 북미와 유럽에서 아시아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CTBUH가 예상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20개중 15개가 한국 중국 등 아시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1위는 아랍에미레이트에 지어질 알 버즈(1050m),2위는 쿠웨이트에서 계획하고 있는 무바라크타워(1001m),3위는 버즈두바이(800m이상),4위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짓고 있는 러시아타워(612m)다.

한국의 인천타워(610m)와 밀레니엄타워 월드비즈니스센터(560m)는 각각 5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초고층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과 시어스타워(442m)는 20위권밖으로 밀릴 전망이다.

뉴욕에 있는 초고층빌딩박물관의 캐롤 윌리스 이사는 "이런 추세는 아시아와 중동지역의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이들 나라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짓고있는 초고층빌딩은 기존 빌딩의 전형도 깨뜨리고 있다.

미국에서 고층빌딩들은 대부분 오피스타워인 경우가 많았으나 아시아와 중동에서 짓고 있는 고층빌딩들은 주거용이거나 복합용도가 다수다.

버즈두바이의 주거공간은 1평방피트(약 0.09평방미터)당 3500달러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