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시련은 향후 5년 큰 약될 것"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1일 최근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민심이반 사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이렇게 열심히 일만 하고 있는데 국민이 못 알아준다'는 마음이 있을 것이지만 잘한다고 해서 다 알아주는 게 아니다"며 "(지도자가) `나를 따르라'고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고려대 행정학과 교우회 뉴리더십포럼' 초청강연회에서 "대통령이 새벽 4시에 기상, 7시40분에 출근하고 밤에도 일하다 자정에야 잠자리에 든다"고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지금은 아마 잠을 더 못 자고 있을 것 같다"면서 "출범 100일 만에 호된 시련을 당하는 건 앞으로 5년간 큰 약이 돼 더 강하고, 국민에 겸손하며, 실수를 줄이는 정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사태로 시작된 현 정국 수습은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13일 한나라당 방미단이 돌아오고 14일쯤 정국 가닥이 잡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조치가 나오면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시민이 귀가하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홍 원내대표는 반정부 민심에 대해서는 "`검역주권을 내줬다'는 것에 국민적 자존심이 뒤틀려 논리적 설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면서 "국민의 억눌리고 기분 나쁜 감정이 해소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이며 일거에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통일 시대에 대비한 정치 선진화를 이루려면 지금처럼 여야가 극한 대립을 반복하고 걸핏하면 거리로 나오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국민적 에너지를 한군데 묶는 것이 정치의 도리이며 공존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로 취임한 뒤 `모든 사안을 야당과 미리 의논하겠다.

어떤 상황이라도 사전 조율을 거치겠다'라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며 통합민주당 등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야당이 등원협상에 응해 국회에서 현안을 풀어나갈 것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쇠고기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사적인 계약에서도 일방의 문제로 약속을 파기할 수 없는데 국민 감정이 격화됐다고 해서 재협상 하자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 거래에서의 손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부도 국민 감정을 알면서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통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헌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통일시대에는 이원집정부제가 옳다고 15대때부터 생각해오고 있다.

어느 한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시대는 청산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개헌 논의시 현행 3단계 지방행정계층 구조 개편, 선거구제 개편,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비례대표제 개선 등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