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 부문 :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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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로 수주 1조원 달성
1년만에 '엔지니어링 전도사'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58)은 '엔지니어링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해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공사 현장,강의실,정부 기관,연구소,협력업체 등을 쉬지 않고 돌며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설파한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곁들인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운용 중이다.
그만큼 엔지니어링 산업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는 얘기다.
엔지니어링 산업이란 김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한 마디로 '지구를 리모델링하는 산업'이다.
일반적인 개념은 과학 기술을 응용해 건설,항공·우주,해양·수산,전기·전자,정보통신 등 산업 관련 시설물에 대한 기획·설계·자재구매·시운전·유지보수 등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는 사업이다.
지식과 기술에 창조적 상상력을 결합시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사업 영역은 거의 무한대다.
엔지니어링 업계의 새내기 전문경영인(CEO)인 김 사장이 '전도사'란 별명을 갖게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취임 후 1년 만에 이룬 괄목할 만한 경영 실적이다.
국내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는 최초로 지난해 수주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직전 연도(4276억원)에 비해 134%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은 55% 늘어난 3719억원,영업이익은 80% 늘어난 330억원이었다.
1974년 창사 이후 34년 만의 최대 실적이었다.
내용 면에서도 알차다.
김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독자 수주와 컨소시엄 비중을 크게 늘렸다.
과거 선진국 엔지니어링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프로젝트 종합 관리나 기본 설계 등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업체와 당당히 겨뤄 일감을 따 냈다.
지난해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윤활기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3700만달러)다.
원유 정제나 특허·원천기술 업체를 고르는 일부터 설계·구매·시공·시운전 등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종합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충남 대산의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고도화 시설 공사도 미국의 월리 파슨스,영국의 포스터 윌러 등 쟁쟁한 업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지난 5월 수주했다.
경쟁했던 업체를 컴퓨터 산업에 비유하면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급이다.
이 같은 경영 실적에 힘입어 현대엔지니어링은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가 발표한 엔지니어링 업체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6계단 뛰어오른 73위에 올랐다.
국내 업체 가운데에선 물론 부동의 1위다.
김 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도 뚜렷한 소신과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업계 최초로 플랜트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산업 현장이나 플랜트 시설에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일의 능률과 브랜드 가치가 같이 높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링 업계도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게 됐고,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브랜드와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EO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 규범으로 이른바 '3필과 4신'을 꼽는다.
임직원과 함께 느끼며(feel),부족한 부분은 소통과 협력으로 함께 채우고(fill),서로를 신뢰하면서 함께 이뤄야(feal)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변화와 혁신(新),고객 및 직원들의 신뢰(信),신바람(神),미래에 대비한 기회 선점(晨)을 강조한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회사 안에 수십 개 컨퍼런스 룸을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사장 부임 전까지만 해도 서울 목동의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에는 이렇다 할 회의실이 없었다.
직원들 역시 정보 교류나 토론보다는 상급자의 일방적 지시에 더 익숙했다.
하지만 컨퍼런스 룸이 생기면서 토론 문화가 일상화됐다.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능률도 크게 높아졌다.
김 사장이 '중겸산방'이라는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경영철학은 물론 추천 도서와 좋은 글,문학 작품 등을 함께 공유하는 것도 임직원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링 산업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이끌어 갈 '블루 오션'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엔지니어링 산업은 고부가가치 시스템 산업이자 지식기반 산업인 데다 산업 파급 효과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훨씬 크다"며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에 이어 우리나라의 5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전을 바탕으로 김 사장은 올해 매출 7000억원,2009년에는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업체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미래 사회의 3대 트렌드인 인구 변화,도시화,지구 온난화에 맞춰 사업 영역을 건설 부문 외에 정보기술(IT)·바이오,우주·항공,환경·대체에너지,탄소 배출 절감 시설 등으로 다각화할 작정"이라며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 '산업 디벨로퍼'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1년만에 '엔지니어링 전도사'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58)은 '엔지니어링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해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공사 현장,강의실,정부 기관,연구소,협력업체 등을 쉬지 않고 돌며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설파한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곁들인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운용 중이다.
그만큼 엔지니어링 산업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는 얘기다.
엔지니어링 산업이란 김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한 마디로 '지구를 리모델링하는 산업'이다.
일반적인 개념은 과학 기술을 응용해 건설,항공·우주,해양·수산,전기·전자,정보통신 등 산업 관련 시설물에 대한 기획·설계·자재구매·시운전·유지보수 등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는 사업이다.
지식과 기술에 창조적 상상력을 결합시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사업 영역은 거의 무한대다.
엔지니어링 업계의 새내기 전문경영인(CEO)인 김 사장이 '전도사'란 별명을 갖게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취임 후 1년 만에 이룬 괄목할 만한 경영 실적이다.
국내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는 최초로 지난해 수주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직전 연도(4276억원)에 비해 134%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은 55% 늘어난 3719억원,영업이익은 80% 늘어난 330억원이었다.
1974년 창사 이후 34년 만의 최대 실적이었다.
내용 면에서도 알차다.
김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독자 수주와 컨소시엄 비중을 크게 늘렸다.
과거 선진국 엔지니어링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프로젝트 종합 관리나 기본 설계 등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업체와 당당히 겨뤄 일감을 따 냈다.
지난해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윤활기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3700만달러)다.
원유 정제나 특허·원천기술 업체를 고르는 일부터 설계·구매·시공·시운전 등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종합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크다.
충남 대산의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고도화 시설 공사도 미국의 월리 파슨스,영국의 포스터 윌러 등 쟁쟁한 업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지난 5월 수주했다.
경쟁했던 업체를 컴퓨터 산업에 비유하면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급이다.
이 같은 경영 실적에 힘입어 현대엔지니어링은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가 발표한 엔지니어링 업체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6계단 뛰어오른 73위에 올랐다.
국내 업체 가운데에선 물론 부동의 1위다.
김 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도 뚜렷한 소신과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업계 최초로 플랜트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산업 현장이나 플랜트 시설에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일의 능률과 브랜드 가치가 같이 높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링 업계도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게 됐고,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브랜드와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EO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 규범으로 이른바 '3필과 4신'을 꼽는다.
임직원과 함께 느끼며(feel),부족한 부분은 소통과 협력으로 함께 채우고(fill),서로를 신뢰하면서 함께 이뤄야(feal)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변화와 혁신(新),고객 및 직원들의 신뢰(信),신바람(神),미래에 대비한 기회 선점(晨)을 강조한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회사 안에 수십 개 컨퍼런스 룸을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사장 부임 전까지만 해도 서울 목동의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에는 이렇다 할 회의실이 없었다.
직원들 역시 정보 교류나 토론보다는 상급자의 일방적 지시에 더 익숙했다.
하지만 컨퍼런스 룸이 생기면서 토론 문화가 일상화됐다.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능률도 크게 높아졌다.
김 사장이 '중겸산방'이라는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경영철학은 물론 추천 도서와 좋은 글,문학 작품 등을 함께 공유하는 것도 임직원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링 산업을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이끌어 갈 '블루 오션'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엔지니어링 산업은 고부가가치 시스템 산업이자 지식기반 산업인 데다 산업 파급 효과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훨씬 크다"며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에 이어 우리나라의 5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전을 바탕으로 김 사장은 올해 매출 7000억원,2009년에는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업체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미래 사회의 3대 트렌드인 인구 변화,도시화,지구 온난화에 맞춰 사업 영역을 건설 부문 외에 정보기술(IT)·바이오,우주·항공,환경·대체에너지,탄소 배출 절감 시설 등으로 다각화할 작정"이라며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 '산업 디벨로퍼'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