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크엘루아즈'는 '태양의서커스''세븐핑거스'와 함께 캐나다를 대표하는 서커스 단체다.

태양의서커스가 거대한 무대와 화려함으로 승부한다면 서크엘루아즈는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서크엘루아즈가 신작 '네비아'를 갖고 내달 9~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2006년 '레인' 공연에 이어 두번째 내한공연이다.

'네비아'는 서크엘루아즈의 대표 시리즈인 '하늘' 3부작의 마지막 편.제목은 이탈리아어로 '안개'를 뜻한다.

이야기도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어느 마을에서 주인공 곤잘로가 길을 잃게 되면서 시작된다.

안개에 휩싸인 마을은 점차 환상의 공간으로 바뀌고 마을 사람들은 뛰어나와 축제를 벌인다.

배우들은 축제 중에 그네와 줄넘기,접시돌리기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곡예를 선보인다.

갈대밭 장면은 100개의 접시가 얹혀진 대나무 막대기로 탈바꿈되고,장대비는 1만2000여개의 코르크 마개가 떨어지는 것으로 표현된다.

아티스트가 하늘을 나는 순간을 TV의 일시 정지화면처럼 연출한 뒤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장면이 압권이다.

다양한 빛깔의 조명을 통한 무대효과도 인상적이다.

서울 공연을 위해 들여온 화물의 절반이 조명기기로 가득찰 정도다.

단 무대 배경이나 의상은 극도로 단순화해 배우들의 연기와 퍼포먼스에 관객이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과정은 세계적인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아이디어다.

그는 토리노 동계 올림픽 폐막식(2006년)과 태양의서커스의 최신작 '코르테오'(2005년)를 만든 스타 연출가다.

서크엘루아즈는 1994년 국립서커스학교와 태양의서커스 멤버 7명에 의해 탄생했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6개 작품을 30개국에서 3000회 이상 무대에 올렸다.

누적 관객 수는 300만명.서커스를 캐나다의 국가 대표 문화상품으로 만든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하늘' 시리즈의 1부 '노마드'(2002년)는 세계무대에서 5년간 700회 이상 공연됐다.

2부 '레인'(2003년)은 영국 공연어워드의 베스트 투어프로덕션상을 받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3부 '네비아'는 시리즈의 완결편.

이 작품은 한국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의 투자 참여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크레디아는 기획 단계부터 총제작비 50만달러(약 5억원) 가운데 17만달러를 부담하고 아시아 지역 초연권과 배급권을 확보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네비아'를 캐나다보다 한국 무대에 먼저 올릴 수 있게 됐다.

3만~10만원.1577-5266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