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전문가'·'탱크'명성 현대건설 맨
직원부모에 카드 보내는 감성경영인


김중겸 사장은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기 전까지 30년간 현대건설에서 한 우물을 판 '현대건설 맨'이다.

현대건설 재직 때 국내외 건설 현장을 누비며 특유의 감각과 업무 수완으로 수많은 일감을 따 내 '협상 전문가''탱크'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도 주택영업본부장 시절 탄생시켰다.

1988년에는 남극의 세종과학기지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의 쇼하 기지를 토대로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남극 킹 조지 섬에 들어설 420여평의 세종기지 건설에 필요한 장비를 국내에서 배로 운송해 4개월 만에 기지를 완공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부하는 CEO'로도 유명하다.

사장 부임 직후 업무 파악을 위해 관련 논문까지 섭렵했을 정도다.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지난해 서울대 최고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지금은 고려대 최고경영자 과정에 재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쉬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늘 책과 신문을 끼고 다닌다"며 "같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지식의 방대함에 놀라고,나중에는 논리 정연한 말 솜씨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고 귀띔했다.

직원들과 미술 전시회나 영화 관람 등을 함께 하거나 매월 읽을 만한 책을 직원들에게 추천하는 등 '감성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어버이 날이나 직원들의 부모님 생신 때 직접 쓴 카드와 선물을 보내기도 한다.

김 사장이 지난 2월 직원들에게 추천한 '윙(the great wing)'이라는 책에 나오는 '다 함께 비상(飛上)하자'라는 문구는 직원들 사이에서 '또 다른 경영 방침'으로 통한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휘문고와 고려대(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부인 박혜숙씨와의 사이에 1남1녀.매일 새벽 4시~4시30분이면 일어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근처에 있는 양재천에서 40~50분 정도 조깅을 하는 게 건강 유지 비결이다.

술은 즐기지만 대부분 1차에서 끝낸다.

골프는 핸디캡 1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