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풍 게임'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에 인기 끌던 게임 방식을 적용한 온라인게임은 물론 과거에 PC게임,콘솔게임으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를 온라인게임으로 속속 개발하고 있는 것.초창기에나 볼 수 있었던 '턴 방식'을 적용한 '아틀란티카',레벨이나 아이템보다는 전장에서 싸우는 플레이에만 집중한 '십이지천2'가 대표적 예다.

게임 개발사 엔도어즈에서 만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틀란티카'는 '히어로즈오브마인트앤매직''파랜드택틱스''영웅전설''파이널판타지' 등 많은 인기를 끌었던 PC게임에서 볼 수 있는 '턴 방식'을 적용했다.

플레이어가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공격하는 이 방식은 바둑,체스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90년대 게임을 즐겨하던 기성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초 선보인 뒤 게임 홈페이지에 30여개 커뮤니티가 등록됐고 김태곤 이사의 신작이라는 점 때문에 마니아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모든 던전(싸움터)에서 보스를 물리쳐야 퀘스트(임무)를 완료하게 만들어 신세대에게는 요즘 쉽게 접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김태곤 이사는 PC게임 '충무공전''임진록''이스트'는 물론 정치와 경제적 개념을 적용한 '거상''군주' 등 인기게임들을 만든 엔도어즈의 개발담당자다.

김 이사는 "주인공 캐릭터 외에도 다양한 공격 특성을 가진 8명의 용병들이 각각의 장점을 이용해 턴방식으로 전투를 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가소프트가 개발,KTH가 서비스하는 무협게임 '십이지천2'는 게임업계에서 놀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11일에 상용화에 들어간 뒤 최고 동시접속자 8만명,회원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다른 MMORPG에서는 높은 레벨이 돼야 전쟁에 참가할 수 있는 반면 십이지천2에서는 레벨 10만 넘어도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공성전(성을 전략적 기지로 삼는 적과 싸우는 전쟁)을 주요 전쟁으로 채택하는 게임들은 며칠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전쟁을 치를 수도 있는 것.

KTH 관계자는 "예상보다 유저들이 몰려서 매주 업데이트를 하는 등 분주하다"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보다는 낮은 레벨에서도 게이머들끼리 전쟁에 집중하게 만든 게 인기의 비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기 PC게임을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 예전의 명성을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게임 개발사 드래곤플라이가 미국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과 함께 만들고 있는 일인칭 총싸움게임(FPS) '퀘이크워즈온라인'은 전 세계에 1000만장 이상 팔린 콘솔게임 '퀘이크' 시리즈를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바꾼 것.

일반적인 FPS와 달리 탱크,헬기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서 싸우게 만들어 예전의 재미를 살렸다는 평가다.

드래곤플라이는 일본 SNK플레이모어와 손잡고 예전에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메탈슬러그'와 '킹 오브 파이터' '사무라이 쇼다운'도 온라인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엔도어즈 조성원 대표는 "복고 게임이 속속 등장하는 건 점차 각박해져 가는 현대인들이 익숙한 과거로 돌아가 편하게 즐기고 쉬고 싶어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작을 좋아했던 유저들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고 요즘 만나기 어려운 게임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