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중연씨(36)는 구입한 지 한 달밖에 안된 휴대폰을 잃어 버려 순간 낙담했다.

하지만 우연히 들어 놓은 휴대폰 보험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잃어버린 휴대폰이 아깝기는 했지만 보험에서 보상금을 받아 50만원짜리 단말기를 10만원만 내고 다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휴대폰 분실이나,파손,고장에 대비할 수 있는 휴대폰 보험이 인기다.

4월부터 일정기간 동안 이동통신사를 옮길 수 없는 의무약정제가 시행되면서 중간에 휴대폰을 분실하면 위약금이라는 명목으로 보조금을 다시 이통사에 돌려줘야 하는 등 소비자 부담이 늘었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햅틱폰,오즈폰 등은 판매가격이 60만~7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사기에도 쉽지 않다.

휴대폰 분실보험은 분실 후 휴대폰을 재구매할 때 80%의 비용을 지원해 주고 휴대폰을 수리해야 할 때도 최대 10만원까지 수리비를 지원한다.

의무약정제 부활,고가폰 시대를 맞아 휴대폰 보험이 각광받는 이유다.

휴대폰보험은 KTF가 4월 이후 매월 2만명,LG텔레콤은 매월 1만2000여명,SK텔레콤도 매달 7000여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의무약정제 시행 이후 가입자가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고가폰 구매자들의 보험가입률은 더 높다.


LG텔레콤의 오즈폰 구매자 중 휴대폰 보험 가입 비율은 16%를 웃돈다.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반 휴대폰 보험가입률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누적 보험가입자도 KTF가 18만명,LG텔레콤은 8만5000명,SK텔레콤은 8만4000명에 달한다.

휴대폰 분실이나 파손 사고가 많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휴대폰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휴가철 휴대폰 분실 사고는 평소보다 39%,파손 사고는 26% 증가한다.

이 때문에 휴가철 휴대폰 보험 보상건수도 평시 대비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혜진 LG텔레콤 과장은 "휴대폰 보험은 구입 시점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시점에 가입과 해지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위험 부담이 높은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수개월 만 보험에 가입했다 해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보험 수요가 늘어나자 이동통신사들도 보험료에 따라 보상액을 차등화시킨 다양한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LG텔레콤은 보험료를 타사 대비 20% 내리고 보상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본좋은 휴대폰보험'을 새롭게 선보였다.

월 보험료는 2900원(32만원 보상),3200원(40만원 보상),3500원(48만원 보상) 등 세 종류다.

자신이 구매한 휴대폰 가격에 맞춰 보상한도를 정할 수 있다.

휴대폰이 고장났을 때도 최대 10만원까지 수리비를 지급한다.

기존에는 휴대폰 분실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분실접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해야 했지만 이동통신사에 분실신고만 해도 보상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SK텔레콤은 '폰안심40''폰안심25'라는 휴대폰 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폰안심 재테크'라는 보험상품을 월 납부 보험료에 따라 보다 세분화시킨 상품이다.

월 19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25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고 월 3900원을 내면 4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KTF는 월 4000원(최대 40만원 보상),월 4900원(최대 52만원 보상) 등 보험료에 따라 보상해주는 '굿타임단말기 보험'을 비롯,휴대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보험혜택을 제공하는 휴대폰 안심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