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업계가 초대형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술렁이고 있다.

통신업계의 M&A는 규모가 수백억달러를 넘나들고 국경도 뛰어넘는 것이어서 이른바 빅뱅으로까지 일컬어진다.

천문학적인 자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통해 비용 절감과 신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지난 5일 5위인 올텔을 281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부채 222억달러를 떠안고 59억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올텔을 인수키로 했다.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과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의 합작사로 미국 전역에서 67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올텔 인수가 마무리되면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가입자가 8000만명 수준으로 늘어 AT&T(7140만명)를 제치고 미국 내 최대 이동통신사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유럽도 통신업계 M&A 물결에서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 통신업체인 프랑스텔레콤은 이달 초 북유럽 최대 통신사인 스웨덴 텔리아소네라를 419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가 이탈리아의 텔레콤이탈리아를,올 5월엔 독일 1위 이통사인 도이체텔레콤이 그리스 통신업체 헬레닉텔레콤을 각각 인수했다.

도이체텔레콤은 최근 미국 3위 이통사 스프린트넥스텔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현재 이동통신시장의 M&A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아프리카다.

최근 아프리카 통신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기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N이다.

아프리카 1위 이통사업자인 MTN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21개국에서 이동통신 가입자 68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MTN에 대해 인도 2위 이통사업자인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이 지난달 말 합병을 제안하면서 M&A 관련 물밑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는 인도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바르티 에어텔에 이어 가입자 4600만명을 거느린 대형 업체다.

MTN과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스의 증시 시가총액은 각각 400억달러와 300억달러에 달한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1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세계 이동통신업계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중국 차이나 모바일(3억9000만명)과 영국 보다폰(1억7000만명) 등에 이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