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는 누가 녹색 그라운드를 환하게 비출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만 빠진 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축구 강호들의 격전장인 이 대회는 역대 무대에서 숱한 영웅들을 탄생시켜왔다.

1970년대 게르트 뮐러(서독)와 1980년대 미셸 플라티니(프랑스)를 지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앨런 시어러(잉글랜드), 파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 지네딘 지단(프랑스),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등 숱한 스타들이 유로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왔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공동개최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16개 각국 대표팀의 360여명의 선수들도 맹활약을 예고하며 전설적인 스타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 호날두-토레스 득점왕 경쟁 '2라운드'


축구의 꽃은 '골'이다.

골을 넣은 선수는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기 마련이다.

득점왕이 스타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이유다.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는 유럽 빅리그 가운데 최고라 할 수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규리그(31골)에 챔피언스리그, FA컵을 모두 합해 42골을 몰아넣었다.

유로2008 예선에서는 1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몰아넣었다.

윙포워드이지만 문전에서 동물적 골 감각에 현란한 드리블, 무회전 대포알 슈팅까지 겸비해 올 시즌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난 호날두는 조국 포르투갈에 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길 기세다.

호날두에 도전하는 선수로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대표적이다.

호날두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에 오른 토레스로서는 이번 대회가 득점왕 경쟁 2라운드. 온 몸이 득점 무기인 장점을 살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자존심을 세우는 동시에 스페인을 1964년 대회 이후 44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으려 벼르고 있다.

예선에서는 대표팀 동료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에 밀려 7경기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본선에서는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와 토레스의 득점왕 경쟁이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별들의 잔치'에서도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지만 득점기계들은 이 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에는 세리에A 득점왕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유벤투스)와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루카 토니(바이에른 뮌헨)가 있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간판 뤼트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도 주목할 만하다.

1960년 초대 대회를 시작으로 유로2004까지 12차례 치러진 대회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득점왕에 등극한 스타는 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인 플라티니다.

플라티니는 자국에서 열린 1984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4강전, 결승전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9골을 뿜어내며 프랑스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나머지 11번의 유로 무대에서 플라티니를 넘어선 자는 없었고 5골이 최다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에 8강전과 준결승, 결승까지 한 팀은 많아야 6경기를 치르는데 플라티니를 넘어설 선수는 과연 탄생할까.

◇ 새별로 빛날 기대주는 누구

유로2008 무대 본선에 출전하는 강호들은 한결같이 선수층이 두터워 신예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지만 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어김없이 새별을 탄생시켜왔다.

유로2004 때는 호날두를 비롯해 네덜란드의 라파엘 반더바르트와 아르연 로번, 불가리아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무서운 신인을 발굴해냈다.

이번에도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에서 치고 나가려 꿈틀거리는 기대주는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프랑스 대표팀의 카림 벤제마(21.올랭피크 리옹)다.

벤제마는 올 시즌 프랑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소속팀의 7연패를 이끌어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벤제마와 동갑내기 동료 사미르 나스리(마르세유)도 주목할 신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해 '제2의 지단'이라 불리고 있다.

뛰어난 골 결정력으로 '헌터(hunter)'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스트라이커 클라스 얀 훈텔라르(25.아약스)는 최고의 신인 가운데 하나이고, 2006-2007 시즌 분데스리가 최우수선수로 꼽힌 독일의 마리오 고메즈(23.슈투트가르트)도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이밖에 예선에서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한 터키의 미드필더 아르다 투란(21.갈라타사레이), 아직 후보이지만 언제든 출격 준비를 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루이스 나니(22.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골 2도움의 예선 맹활약을 펼친 크로아티아의 니코 크란차르(24.자그레브) 등 20대 초반 신예들의 활약도 눈여겨 지켜볼 관전 포인트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