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생존자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건강한 형제.자매에 비해 심장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5~10배 가량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네소타대학 메이스닉암센터 소아과 데니얼 A. 물루니 교수팀은 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소아암 생존자 연구프로젝트(CCSS)'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70~1986년 사이에 소아백혈병, 중앙신경계 종양, 호지킨 또는 비호지킨 림프종, 신장 종양, 신경아세포종, 연조직 육종, 골수암 진단을 받은 1만4천358명의 생존자를 대상으로 암 진단 5년 이후에 발견된 심장질환 발생률을 분석하고 그들의 형제.자매 3천899명과 비교했다.

이 결과 소아암을 앓았던 어린이들은 각 심장관련 질환 위험도가 △동맥경화 10배 △울혈성 심부전 5.7배 △심근경색 4.9배 △심낭질환 6.3배 △심장판막질환 4.8배 등으로 높아졌다.

특히 암 치료 과정 중에 `독소루비신'과 같은 `안트라사이클린' 계열의 약품을 사용했거나 심장에 방사선 치료를 사용한 경우에는 이들 치료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생존자들에 비해 심장질환 발병률이 2~5배 가량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반적으로 생존자들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크게 높기는 했지만, 암 진단 30년 후의 질병 발병률을 보면 동맥 경화 2%, 울혈성 심부전 4%, 심근 경색 1%, 심낭 질환 3%, 심장판막 질환 4% 등으로 전반적으로 낮았다는 사실이다.

초기 성인기만 잘 넘기면 향후 질병 발생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앞서 CCSS는 기존 연구를 통해 소아암 생존자들이 폐 손상, 울혈성 심부전, 혈괴, 불임 등의 문제와 추가적인 2차 암, 신장질환 등 더욱 심각한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물루니 교수는 "흔히 20대가 훨씬 지나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심장질환을 소아암 생존자들은 성인기로 접어드는 20대부터 겪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준다"면서 "암 치료제가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심장혈관에 끼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와 가족, 보건의료인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치료제의 대부분은 특정 부분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보다는 잠재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시카고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