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주로 적용되던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이 온라인 게임에서 활성화하면서 게임이 새로운 광고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의 PPL격인 '게임 내 광고(In Game AD)' 시장이 올해 200억원에서 2010년 8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광고 전문회사인 디브로스 관계자는 "게임 광고 시장은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현재 추세로 보면 이 정도 성장세를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게임 내 광고는 2000년 넥슨이 온라인 퀴즈게임 '큐 플레이(舊 퀴즈퀴즈)'에 다양한 실제 의류 브랜드의 의상과 아이템을 제작, 적용한 것이 시초다.

이어 넥슨이 개발 단계에서부터 게임 내 광고를 염두에 두고 만든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가 PPL '대박'을 터트리면서 게임 내 광고가 본격화됐다.

카트라이더는 2005년 코카콜라를 비롯해 우리은행, 메가박스, 마이크로소프트, BMW 미니 등 굴지의 기업 광고를 연이어 유치하며 게임 내 광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 '레이시티' 속에서 제품 홍보를 하는 버스가 돌아다니거나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에서 실제 브랜드의 농구화가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등 게임 내 광고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게임 내 광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온라인 게임이 대중매체(mass media)라는 점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탓에 전체 온라인 인구가 3천358만명에 달하고 그 중 48.6%인 1천632만명이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만 9~34세의 경우 게임(24.6%)이 TV시청(23.5%)을 제치고 가장 즐기는 여가활동으로 꼽혔다.

게다가 게임 내 광고의 효과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내 광고 전문대행사 아이지에이웍스가 온라인 게임 '테일즈런너'를 통해 진행된 나이키 플러스 상품의 프로모션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광고가 일주일에 평균 1천561만회 노출이 발생했다.

이는 네이버 홈페이지의 하루 평균 노출 횟수인 1억4천~1억5천회의 10분 1 수준으로, 단일 게임으로 상당한 노출 발생량이라고 광고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관계자는 "게임 내 광고는 연령별, 성별, 지역별 유저에 따라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정확한 타깃설정이 가능하며 노출현황과 결과 등 광고집행의 효과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내 광고의 이 같은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 게임이 '아이들이 하는 오락'으로 치부되고 있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게임 내 광고에서 주로 다뤄지는 상품들은 식음료, 신발, 의류 등 10~20대를 겨냥한 것들이다.

넥슨 관계자는 "우리 나라 게임 인구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점차 30-40대도 많아지는 추세"라며 "게임 인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게임 광고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지에이웍스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게임광고 시장이 2005년 1억8천600만 달러에서 내년에 8억7천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국내 게임광고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