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라.'

외식업체들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온도 레시피(조리법)'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갓 구운 스테이크는 섭씨 70도,막 얼려 나온 아이스크림은 영하 15도,피자는 60도 등 금방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점에 착안,메뉴에 가장 적합한 온도 궁합을 신경 쓰고 있는 것.

CJ푸드빌의 패밀리레스토랑 빕스는 이달 초 스테이크 전용 '천연 돌판'을 개발했다.

강원도산 편마암으로 만든 이 돌판(무게 1.15㎏)은 열 전도성과 내열성이 일반 철판보다 뛰어나 한 번 달궈 놓으면 스테이크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인 70도를 한 시간가량 유지해 준다.

권형준 CJ푸드빌 홍보팀장은 "예전에는 유리 접시에 스테이크를 내놨는데 금방 식어 이 돌판을 고안했다"며 "특수 레이저 온도계를 사용해 스테이크가 처음 올려질 때의 돌판 온도를 정확히 섭씨 300도에 맞춤으로써 스테이크 기름이 빠져나가 육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 아예 아이스크림 전용 대리석을 가져다 놓은 곳도 등장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달부터 전국 700개 매장에 두께 2㎝ 길이 8㎝ 대리석을 비치,영하 15도 이하로 꽁꽁 얼린 돌판 위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20~30초의 짧은 제조 시간에도 아이스크림이 제 맛을 잃지 않도록 배려한 것.최근 더워진 날씨에 매출도 덩달아 뛰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었다.

피자 맛의 최적 온도는 화로에서 막 만들어져 나왔을 때인 60~65도.피자 전문업체 피자헛은 작년 말부터 배달 중 피자 온도가 60도 이하로 식지 않도록 보온 기능을 유지하는 특수 배달 상자를 쓰고 있다.

또 피자를 먹는 도중 온도가 내려가 맛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자 포장 밑바닥에 '핫(hot)'이라는 글씨를 새겨 넣어 45도 이하 땐 글씨가 저절로 사라지는 '핫카드 표시제'도 도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