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주년 기념위 첫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정치가 뭉치면 잘 되는데 뭉치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첫 회의에 앞서 위원들과 티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정치권 논쟁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는 통합민주당이 한미FTA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논란과 이를 연계해 17대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 불가 방침을 견지하고 있는 데 대한 섭섭함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비준안 처리에 대해 `소신행보'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소속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언급하며 "본인이 (비준안의 상임위 회부를) 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뭘 해주면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당에서 못하게 하고, 사람들(통외통위 위원들)을 바꿔 버렸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잘 되겠죠. 단합해서 잘해 주겠죠"라면서 "기다려 봅시다"라고 말해 비준안 조기 처리에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이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500명을 초청하는 행사가 있는데 거기서 (FTA 비준 촉구를) 강하게 할 모양"이라고 전한 뒤 "17대 국회에서 한미FTA와 관련해 수십차례 청문회가 열리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18대 국회에서 다시 절차를 밟으려면 24개 관련 법안을 다시 처리해야 한다"며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회의를 시작으로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합동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발언에서 "건국 60주년 행사가 중앙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 행사가 돼야 하고,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미래비전으로 지속 발전시키는 정부의 중요사업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나간 60년 역사에 순간순간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자랑스러운 역사였다"고 평가한 뒤 "과거 60년을 잘 점검해 새로운 60년 미래는 다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지혜와 경륜을 나누어 달라"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젊은 세대에게도 고취될 수 있도록 지속적 사업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 후 이 대통령은 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건국 60주년 행사에 민간의 의견을 반영하고 민간이 계획하는 행사를 지원하도록 고려하겠다"면서 "나라를 위해 기여하신 분들이 많이 계신 만큼 이 분들을 찾아 그 공적을 기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