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술 유출 및 이해상충 우려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자문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가 매각 자문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골드만삭스와 매각 자문 계약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함에 따라 매각자문사 선정위원회를 거쳐 골드만삭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산은은 "선정위의 추가 논의를 통해 조속히 향후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입찰을 통해 지난달 21일 골드만삭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중국 조선업체인 룽성중공업에 거액을 투자했으며 올초에도 중국 양판조선 지분 20%를 인수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빚어졌다.

골드만삭스가 매각을 진행하면서 접하게 될 조선 기술이나 방위산업 기술이 중국 등 외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산은은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중국 업체들로부터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아오거나 이들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발생할 문제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국제 관례에 어긋나는 무리한 요구여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산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 자문사 선정 및 취소 과정에서 무책임하고 안이하게 대처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