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재개발 구역에서 '지분 쪼개기'에 이어 '지분 합치기'까지 등장하는 등 조합원 수의 증감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서울시 주택국의 주택 재개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 서울 동소문2,신계,응암7,응암9,전농6구역 등에서 '지분 쪼개기'로 조합원 수가 증가했다.

반면 금호13 및 명륜4구역은 '지분 합치기' 등으로 조합원 수가 크게 줄었다.

지분 합치기란 과거 지분 쪼개기를 통해 다세대 주택으로 용도 변경된 주택을 다시 단독ㆍ다가구 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조합원이 구역 내 다른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뒤 기존 지분과 합쳐 주택(지분) 면적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30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2003년 12월30일 이전에 쪼갠 지분 2개 이상을 합쳐 전용 60㎡를 넘으면 권리 가액에 따라 전용 85㎡를 넘는 중ㆍ대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합법화됐다.

1998년 재개발을 처음 추진했던 금호2가동 200 일대 금호13구역은 '지분 쪼개기'로 조합원 수가 급증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자 최근 '지분 합치기'를 했다.

조합원 수를 1736명에서 956명으로 780명이나 줄인 것.이 구역의 면적은 5만8350㎡로 총 건립 가구 1137가구 중 분양은 943가구,임대는 194가구로 예정돼 있다.

종로구 명륜동 127 일대 명륜4구역에서도 건립 가구 수는 156가구인데 조합원이 이보다 많은 171명에 달했지만 최근 조합원 수를 79명 줄여 현재 92명뿐이다.

이런 가운데 '지분 쪼개기'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동소문2가 33 일대의 동소문2구역은 조합원이 192명에서 235명으로 43명 증가했다.

2002년 4월 구역이 지정됐고 2008년 3월 조합이 설립됐다.

면적은 1만8486㎡로 총 건립 가구 385가구 중 분양이 336가구,임대가 49가구다.

올 하반기 일반 분양 예정인 용산구 신계동 1의 313 일대 신계 지구에서도 최근 1년간 조합원이 391명에서 472명으로 81명 늘었다.

이 지구는 2006년 7월 사업시행 인가를 거쳐 지난 1월25일 관리처분 계획을 인가받았다.

◆투자 유의 사항

조합원 숫자는 재개발 사업의 진행이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조합원 수와 사업 진행 속도,총 건립 가구 수 대비 일반 분양 비중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지분 쪼개기 등으로 조합원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일반 분양분이 줄어 기존 조합원의 부담이 증가,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금호동처럼 사업 추진을 위해 지분을 다시 합친다 해도 그만큼 진행 속도가 늦어져 결국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