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광물자원의 보고'이다.

다이아몬드부터 석탄,백금,망간,크롬,바나듐,티타늄,우라늄까지 석유만 빼고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백금,망간 등은 전 세계 부존량의 70% 이상이 남아공에 묻혀 있다.

1961년 독립하기까지 약 15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남아공에는 19세기 말부터 유럽계 광업회사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최근까지도 앵글로아메리칸,BHP-B,리오틴토,엑스트라타 등 유럽ㆍ호주계 광물 메이저들이 장악,한국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었다.

이런 남아공에 틈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흑인 정권 탄생으로 시작된 '흑인우대정책(Black Economic EmpowermentㆍBEE)' 덕이다.

2004년 발효된 광물석유자원개발법에 따라 서구 광물메이저들은 흑인(기업)에게 지분 일부(내년 15%,2014년 최소 26%)를 넘겨야 한다.

이러한 정책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회사가 칼라가디 리소시즈이다.

이 회사는 칼라가디 망간 광산 지분 50%를 갖고 있다.

동부메탈과 대한광업진흥공사는 포트엘리자베스에 망간제련소를 지어주는 대가로 10%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케이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광물메이저들이 남아공 정부와 갈등을 빚었지만 지금은 대체로 정책에 순응하며 자신들이 소유한 기업을 분할하거나 비전문 소규모 사업,미개발 광업권 등을 남아공 정부에 반환하고 있어서다.

지분은 과거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투쟁했던 유공자들에게 배분되고 있다.

하지만 유공자들은 광산 지분을 가져도 자본ㆍ기술이 없어 협력 파트너가 절실하다.

남아공은 또 고용을 늘리기 위해 원광석의 직접 수출을 제한하는 대신 이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제련소 건설 및 광산물 가공 등의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여지가 많다.

공장 건설에 투자한 뒤 광물을 공급받아 운영할 경우 한국 기업과 남아공 양쪽에 윈-윈이 될 수 있다.

김종인 광진공 남아공사무소장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주택 개량,도로 건설 등 건설붐이 일고 전력 수요 급증으로 발전소 건설이 시급해 한국 기업들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요하네스버그ㆍ프리토리아(남아공)=오형규 생활경제부장(팀장),현승윤 경제부 차장,박수진(정치부),이정호ㆍ장창민(산업부),이태훈(경제부),김유미(국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