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의 최대 약점은 교통이다.

은평뉴타운을 가로지르는 통일로는 상습 정체 도로다.

자동차로 20분이면 광화문까지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출퇴근 시간에는 최대 2~3배까지 늘어난다.

차가 너무 막힌다 싶으면 버스 운전사들이 승객들에게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이 빠르다고 권유할 정도다.

여기에 은평뉴타운 1만600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량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은평뉴타운 북쪽으로는 고양시 삼송지구(510만㎡)와 지축지구(117만㎡)가 들어선다.

삼송지구와 지축지구에도 2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건설된다.

반면 도로 확충 계획은 인구 증가에 크게 못 미친다.

은평뉴타운과 고양 삼송·지축 개발에 따라 신설·확장되는 도로는 손에 꼽을 지경이다.

고양시와 은평구 신사사거리를 잇는 79번 지방도가 올 연말쯤 개통예정이고 4차선인 서오릉로가 6차선으로 확장되는 정도다.

통일로가 확장되기는 하지만 3.3㎞에 불과하고 통일로 우회도로도 역시 총연장이 3.3㎞밖에 안 돼 교통 사정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통일로의 관할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신설한다는 계획 말고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하철 3호선에만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통여건이 지역개발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는 택지지구별 개발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은평뉴타운은 서울시 SH공사가 담당하지만 고양 삼송·지축지구는 한국토지공사가 맡아서 한다.

이 때문에 두 기관이 종합적으로 도로계획을 짜야 했지만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기관은 삼송지구가 임대주택 단지여서 대중교통 위주로 광역교통 계획을 세웠고 재정이 턱없이 부족했다 등의 군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근거법령이나 행정구역이 다른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주택단지를 만들었더라도 도로가 제대로 뚫리지 않으면 가치를 다하기 어렵다"며 "은평뉴타운의 교통대란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 데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것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처사"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