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함으로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

1970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소렌스탐은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1994년 LPGA 투어에 데뷔, 10년 넘게 투어 생활을 하면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데뷔 해에 세차례 톱10에 들면서 신인상을 받은 소렌스탐은 1995년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달성하면서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여제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소렌스탐은 그해에 GHP하트랜드 클래식,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보태 최우수선수상을 받으면서 1인자의 자리를 굳혀갔다.

이후 카리 웹(호주)에게 잠깐 1인자 자리를 내줬고 박세리(31)와 김미현(31.KTF) 등 한국 자매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기도 했지만 소렌스탐은 `스윙 머신'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흔들리지 않는 샷으로 그린을 지배했다.

2006년까지 LPGA 투어 69승을 기록했고 이중 메이저대회 우승만도 10차례나 된다.

또한 최우수선수상도 여덟차례나 받았고 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수상만도 여섯차례.
하지만 영원한 강자는 없는 법. 소렌스탐은 혜성처럼 등장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2006년 세계 랭킹 1위를 내주더니 2007년에는 목과 허리 부상에 시달리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LPGA 투어 우승컵없는 한해를 보냈다.

이제 소렌스탐의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지만 2008년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탠퍼드 인터내셔녈 프로암에 이어 오초아와 맞대결을 벌인 미켈롭울트라오픈까지 제패하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옛 여제와 새로운 여제의 대결로 골프계는 흥분했지만 소렌스탐의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팬들은 컴퓨터 아이언샷을 볼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데 아쉬워 하고 있다.

하지만 소렌스탐이 LPGA 투어에 남긴 크나큰 업적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LPGA 투어 통산 72승은 역대 3위에 올라 있고 미즈노 클래식에서 작성한 단일 대회 5연승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또한 소렌스탐은 2004년과 2005년 걸쳐 5개 대회를 연속 제패해 낸시 로페스(1978년)와 함께 최다 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한 소렌스탐은 12월에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까지 출전할 예정이어서 팬들은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소렌스탐의 샷 하나하나를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