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악재를 딛고 글로벌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자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대세 상승이 다시 시작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강세는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상승 추세로의 복귀를 단언하기 힘들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 코스피지수, 나흘째 강세..1,860대 회복 = 7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전날에 비해 3.93포인트(0.21%) 상승한 1,862.99를 기록 중이다.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지수가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중 저점(1,574.44)을 기록한 3월17일 대비로는 무려 287.77포인트(18.28%)나 뛰어올랐다.

이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초래한 글로벌 신용경색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진단 속에 최근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결과다.

또 국내 상장사들의 1.4분기 실적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개선되고 주식시장으로 다시 투자자금이 유입된 것도 주가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주식투자를 위한 예비자금인 고객예탁금은 3월17일 9조3천887억원에서 이달 2일 10조7천492억원으로 1조3천605억원 늘었고 주식형펀드 잔고도 같은 기간 133조2천461억원에서 139조3천192억원으로 6조731억원 증가했다.

◆"대세상승 다시 시작된다" = 연초 주식시장의 급락을 야기한 대외악재가 완화되고 국내 수급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조만간 2,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3개월 내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우리투자증권도 2.4분기 지수 고점으로 2,000선을 제시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2년 이상의 장기투자자에게 1,850대 중심의 횡보 장세는 더 없이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를 지나면서 주식시장이 장기 강세장 궤도를 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1980년대 말의 강세장이 1987년의 블랙먼데이 치유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 때문이었던 것처럼, 또한 1997년 롱텀캐피털 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나서 1990년대 말의 강세장이 찾아왔듯이 2007년 말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의 반작용이 하반기를 지나면서 장기 강세장을 재차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유가 등 대외불안 여전.."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 여전히 불안한 대외변수를 감안할 때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올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는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사상 최초로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팽배한 낙관적인 시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양호한 수급상황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지수상승을 이끌 만한 해외 모멘텀이 부족해 국내 증시는 당분간 탄력적인 상승보다는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조정시 주도주에 대한 비중확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