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대로 양편에 마주한 커피.도넛 전문점 '던킨도너츠'의 두 매장에 가보면 어리둥절해진다.

간판은 똑같은데 메뉴와 서비스,인테리어가 판이하기 때문이다.

한쪽 매장에선 매일 아침 배달된 도넛을 파는 반면,지난달 문을 연 500호 매장은 '핫도너츠 카페'로 도넛 메뉴의 30%를 매장에서 직접 구워 내놓고 있다.

이처럼 외식업체들이 브랜드는 같지만 메뉴.인테리어 등을 차별화해 서로 다른 컨셉트로 운영하는 '트윈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기존 외식 브랜드의 인지도와 장점을 살리면서 지역 특성에 맞춘 변형된 매장을 새로 내는 방식이다.

특히 웰빙 열풍 속에 해산물 레스토랑 등으로 빼앗긴 고객을 다시 불러모으려는 목적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외식 매장을 선택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므라이스전문점 '오므토토마토'는 기존 매장 외에 서울 공항터미널 지하에 또 하나의 매장을 냈다.

밝은 실내 분위기에 오므라이스 위주인 기존 매장과 달리,원목 인테리어에 낮은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캐주얼 레스토랑 '오므토 다이닝'을 연 것.오므라이스는 물론 스테이크,파스타까지 판다.

오므토토마토 관계자는 "기존 매장이 젊은층 위주라면 '오므토 다이닝'은 메뉴 고급화와 차분한 분위기를 강조해 주변 중년 직장인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트윈 매장은 상권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의 경우 홍대점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24시간 카페공간으로,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신림점은 친환경 매장으로 운영한다. 오피스빌딩이 밀집한 무교점은 '도심 속 휴식공간'을 연출했다.

메뉴도 지역에 따라 차별화해 젊은층 대상 홍대점과 직장인 대상 무교점에는 햄버거 대신 커피와 조식 메뉴를 전면에 배치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트윈.멀티매장 방식이 유리하다.

때문에 오리온그룹 계열 롸이즈온은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압구정동에 기존 패밀리레스토랑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의 저칼로리.저콜레스테롤 식단의 '파머스 베니건스'를 연 데 이어,그릴&파스타 레스토랑 '베니건스'와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마켓오'를 합친 매장을 선보였다.

노희영 롸이즈온 컨셉트 이사(CCO)는 "고객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며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다양한 맛과 타깃 고객의 성향에 맞춘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