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조선업체의 수주가 감소해 주가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골드만삭스가 삼성중공업 때문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삼성중공업 주가가 2일 대규모 선박 수주 소식에 힘입어 8.06% 급등한 3만6850원으로 마감하며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목표주가(3만4000원)보다 8.4%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스웨덴 해운회사인 스테나로부터 9417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수주 규모는 작년 매출의 11.1%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이 회사의 추가 선박 수주 전망이 우세해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올리지 않을 경우 주가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세계 신규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한 반면 삼성중공업의 수주 규모는 현재 15% 이상 증가하며 올해 목표치의 40%를 넘어섰다"며 "장기적인 수주 전망은 더욱 밝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매수주문이 골드만삭스 창구에서 대거 쏟아지고 있어 이 증권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6만8150주의 매수 주문이 나온 것을 비롯 지난달 17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총 51만주 이상의 매수주문이 쏟아져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는 골드만삭스의 고객들조차 이 증권의 보고서를 믿지 못한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2월부터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감소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5만4000원에서 3만800원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목표주가를 다시 3만4000원으로 올려 업계의 눈총을 받아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