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와인에 심취했던 박시경씨(40ㆍ변호사)는 요즘 사케 바를 즐겨 찾는다.

일본 전통 현악기 '샤미센(三味線)' 소리가 흘러나오는 사케 바에서 지인들과 기울이는 사케 한 잔은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충분하다.

박씨는 "사케가 생산지와 양조법에 따라 수천 가지 맛을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며 "알싸하면서도 맑고 청량하게 목을 넘기는 기분은 그 어떤 술도 따라올 수 없다"고 사케 예찬론을 폈다.

사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케 마니아'가 늘면서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엔 사케(酒ㆍ일본 청주) 벨트가 형성될 정도다.

사케는 원래 일본에서 술을 총칭하는 말이지만 좁게는 일본식 청주를 의미,'니혼슈(日本酒)'라고도 부른다.

쌀을 발효시켜 맑게 걸러 낸 사케는 향과 원료 주조법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크게 쓴 맛의 가라구치와 달콤한 맛의 아마구치로 분류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사케는 150여 종.일본 주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사케는 1994년부터 수입했지만 최근 비약적으로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2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물무역정보(KATI) 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사케 수입량은 1000t으로,전년(557t)에 비해 79.5% 급증했다.

사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매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잔당 6000~7000원 선인 대중적 사케부터 한 병에 60만원을 넘는 고가품까지 다양하다.

최근 서울 청담동과 도산공원 주변 등에선 고급 인테리어로 무장한 사케바가 연달아 문을 열고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청담사거리 부근에 위치한 '와세다야(早稻田屋)'에선 사케와 함께 하루 9접시로 한정된 천엽 사시미 같은 일품요리와 일본식 구이 등을 즐길 수 있다.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의 배경이었던 니가타 브랜드 '고시노캄바이'와 홋카이도산 사케 '오니고로시' 등 국내에선 접하기 힘든 지방 술 등을 포함,50여종의 사케를 구비하고 있다.

일본에서 10년 경력을 가진 조리장이 요리해 주는 일본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게 특징.사시미와 일본 술로 이루어진 각종 세트 메뉴(5만~10만원)가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 위치한 '오가노주방'은 오뎅(어묵)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한국식 '오뎅바'와 달리 일본 전통 오뎅 제조법에 따라 유부ㆍ곤약ㆍ양배추ㆍ무ㆍ달걀 등으로 60여종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가격은 3000원부터이며 식사 메뉴는 1만2000원부터다.

이 매장 주종인 쓴맛의 오토코야마,핫카이산 등 사케는 단맛의 오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가로수길 프로젝트'는 벽면이 사케 병으로 둘러싸여 있다.

돼지고기 된장구이와 '고로케'(크로켓) 등 일식 안주거리가 다양해 저녁식사와 술을 함께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170년 전통을 지켜온 구보타 브랜드의 최고봉인 '구보다만쥬'와 고기에 어울리는 도야마산 사케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3~4종의 일본 소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