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에서 치러진 미국 LPGA투어 셈그룹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1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이 1,2위를 휩쓸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박희영(21)은 2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브로컨 애로의 시더리지CC(파71ㆍ길이 6602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2언더파 69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고 '디펜딩 챔피언' 김미현(31ㆍKTF)과 오지영(20)이 1타차 공동 2위에 자리잡았다.

첫날 리더보드 상단 3명이 모두 한국 선수로 채워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작년 7월 이선화(22ㆍCJ)의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10개월 동안 23개 대회까지 이어진 한국 선수 무승 기록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날 라운드는 '강풍'과의 싸움이었다.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한 박희영은 "지난주 대회 때도 바람이 많이 불어 드라이버샷을 낮게 치는 연습을 많이 한 덕을 본 것 같다.

경기가 지연돼 6시간 넘게 라운드했는데 캐디가 '천천히 하라' '편하게 하라'는 말을 많이 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미현은 "바람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모든 샷,심지어 드라이버샷까지 4분의 3 스윙만 하면서 펀치샷으로 쳤다.

매홀 버디를 잡으려고 하지 않고 인내했다.

홀이 왼쪽이 있더라도 우측을 겨냥하고 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김미현은 "오초아는 공이 높아 바람으로 인해 좌우로 방향이 많이 틀어져 몇 차례 실수를 했다"면서 "코스가 어려운 데다 바람까지 불어 우승 스코어는 지난해(3언더파)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공동 14위로 1라운드를 끝낸 오초아는 "티샷은 무난했으나 세컨드샷이 좋지 않았다.

오늘 손목의 움직임이 많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손목이 많이 움직이면 좋지 않아 거리 조절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오초아는 11,13,14번홀에서 3개의 보기를 쏟아냈다.

16번홀 버디에 이어 1번홀에서 223야드를 남겨두고 5번 우드로 '2온'을 시도한 공이 홀 60㎝에 붙으며 '알바트로스 같은 이글'을 낚았으나 3,8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했다.

오초아는 2오버파 73타를 기록,18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