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자산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저평가 자산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산주는 일반적으로 하락장에서 덜 떨어지고 자산가치가 부각되는 시점에 급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자산가치만 높고 수익성과 유동성이 떨어지는 기업들도 많다"며 "보유자산 전체보다 현금성 자산을 따져 투자할 종목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숨은 자산주 관심

2일 쌍용자동차와 유성기업은 '숨겨진 자산주'라는 평가에 급등했다.

CJ투자증권에 따르면 쌍용차 평택공장 구로정비사업소부지 등 보유토지는 장부가가 3000억원 수준이지만 시가로는 6000억~7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시가총액 676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쌍용차는 이같은 평가에 이날 6.87% 오른 5600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유성기업도 12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보유 부동산가치가 시세로 500억원을 상회한다는 분석에 4.42% 상승했다.

이들 기업처럼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 부동산 현금자산 등의 규모가 시가총액과 비슷하거나 큰 자산주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롯데칠성이다.

롯데칠성은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 계열사를 비롯한 유가증권 보유지분 가치가 4000억원이 넘고 서초동 부지 등 보유부동산의 가치도 7500여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1조4263억원)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롯데칠성의 이 같은 자산가치를 감안,'강력 매수'를 권하고 있다.

한국단자공업도 2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이 있는 데다 보유토지의 공시지가도 400억원이나 돼 시가총액(2494억원) 이상의 자산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종목으로 평가된다.

코스닥 상장사인 해성산업도 계영전기(9.3%)와 한국제지(5.6%)의 지분을 갖고 있고 소유건물의 공시지가만 12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이보다 훨씬 적은 694억원에 불과하다.

이 밖에 방림 BYC 삼성공조 등도 보유부동산의 가치가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자산주로 꼽힌다.

대교 다함이텍 등은 유가증권과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자산주로 평가받고 있다.

◆성장성ㆍ유동성 함께 고려해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87개 중 주당순자산(BPS)이 주가보다 높은 기업은 절반이 넘는 301개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서도 962개 종목 중 39.7%(382개)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자산주라고 해서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높게 형성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적자를 내거나 성장성이 떨어지고 자산을 현금화하기 어렵다면 주가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익성과 성장성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산주 가운데 주가가 낮은 종목은 대부분 이익증가율 등 성장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자산주는 반드시 실적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보유자산 전체보다는 현금성 자산의 규모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