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삼성전략기획실 부회장은 22일 이건희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른 경영혼선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지금 각사의 경영진은 충분히 능력이 있는 분들인 만큼 경영에 혼선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갖고 "회장과 전략기획실은 그룹의 전략적인 중장기 사업 지원을 위해 존재했을 뿐"이라며 "앞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갖춘 각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퇴진 결정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초 이 회장이 퇴진의사를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전무와 관련해서는 "다음 달 이뤄질 삼성전자 인사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이 회장도 이재용 전무에게 경영권 승계문제는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경영의 혼선을 빚을 가능성은.

"이 회장이 지금처럼 전략적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리더십을 발휘해주면 상당히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지만,각사 경영진이 다 충분히 회사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모든 것을 갖춘 분들이다. 회사 경영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상세히 설명해달라.

"지금까지 그룹 회장이나 전략기획실이 계열사에 대한 전략적인 중장기 지원을 위해 존재했다. 그래서 각사의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이 확실한 전문경영인으로 비쳐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앞으로 이 회장이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 계열사별 독자적인 경영이 더욱 잘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각사 경영은 CEO가 임원진과 함께 맡으면 된다. 사장단 회의에서는 그룹 전체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 회장이 명예회장이나 대주주로 남아 조언할 가능성은 없나.

"회장이 말씀하신 대로 경영일선 퇴진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각사 경영은 CEO가 임원진과 경영하게 될 것이다. 사장단 회의에서는 공통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거나 각사 세부적인 경영권한은 그룹 전체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이재용 전무의 향후 거취는.

"5월 중 삼성전자 인사에서 이 전무의 직책이나 하는 일이 정해지리라 생각된다."

-이 전무에 대한 경영권 승계는 어떻게 되나.

"이 회장은 이재용 전무가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경영승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무가 주주와 임직원,사회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을 승계할 경우 이 전무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차명계좌의 돈을 유익한 곳에 사용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이다. 이 회장의 생각은 조세포탈에 해당하는 만큼 세금을 내고 남는 금액은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사회에 유익하게 쓰겠다는 입장이다. 용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금은 공소시효 이전 부분도 내나.

"공소시효가 지난 세금을 낼 방법은 없을 것이다. 세금 내고 남는 것은 회장이나 가족이 쓰지 않는다. 사회에 유익하게 쓰겠다. 발표내용을 신뢰해달라."

-각사의 CEO 인사 등은 어떻게 하나.

"인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각사별로 돼있다. 그 시스템에서 후보가 거론되면 삼성의 법인주주나 대주주 등이 협의해서 CEO 후보가 내정되고 주총에서 승인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계열사 간 중복투자나 신규사업 등은 어떻게 되나.

"전자계열사라면 전자계열사 간 사장단이 모여서 논의할 것이다. 투자나 사업문제에 대해 평소에 협의하고 있다. 그런쪽에서 자연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15개 상장사가 있고 주주들이 있다. 회장이 경영퇴진하지만 지분이 있다. 이번 쇄신안이 주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 건가.

"삼성 각 계열사들이 더욱 더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주주나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달라."

-이 회장 퇴진은 특검팀과 합의한 결과인가.

"전혀 합의된 부분이 없다. 3월 초쯤 퇴진의사를 내비쳤었다. 특검 결과와 아무 관계 없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