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현장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다.

학생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가르치면,학생들은 반드시 여기에 부응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 피그말리온 효과다.

비록 열등한 학생이라 해도 선생님의 믿음이 확고하면 그는 우수한 학생이 되고 승리자가 된다는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로 이어지곤 한다.

선생님의 기대가 학생에게 전달되면,학생은 교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학습능률이 몰라보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실제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확신을 가지고 복용하면 병세가 호전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피그말리온 효과와 플라시보 효과의 바람직한 선순환이다.

이렇다면 공부고 입시고 뭐가 걱정일까 싶다.

엊그제 교육당국이 발표한 '학교자율화 추진계획'도 문제될 게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벌써부터 야단이 났다.

자율성 확대라는 명분아래 우열반이 편성되고 0교시와 방과 후 보충수업도 전면 허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열반 문제는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찬ㆍ반의 견해가 너무도 극명하게 갈린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그렇다 치고,반대편에서는 학생들이 가질 자괴감이나 열등감을 어떻게 극복시킬 것이냐고 들이댄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특성상 본인은 물론 학부모들도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따지고 보면 이런 논쟁은 대학입시에서 비롯되고 있다.

성적위주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인성이니 시민이니 하는 학교 본래의 교육은 실종된지 오래다.

한 개인의 적성을 찾아 인생을 상담해 주는 일은 아예 뒷전이다.

우열반 편성이 오르내지자 당장 사교육이 들먹거리고 있다.

학교에서 주눅들지 않으려면 학원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우선한다는 뿌리깊은 불신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변덕스런 교육정책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단방의 피그말리온 효과가 어디 없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