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번째 선발 출전한 박지성(27)은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승리 보증수표'였다.

박지성은 14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07-2008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아스널과 홈 경기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오른쪽 측면과 중앙까지 폭넓게 활약하면서 팀 공격에 힘을 보탰지만 공격포인트를 거두지 못한 채 후반 10분 카를로스 테베스와 교체돼 나갔다.

하지만 맨유는 후반 8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동점 페널티킥 골과 후반 22분 오언 하그리브스의 기막힌 역전 프리킥 골을 앞세워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도 올라있는 맨유는 정규리그 25승5무4패(승점 80)로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면서 '더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 2관왕)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서 모두 팀 승리를 불러 `100% 승리자'임을 입증했고 이날까지 정규리그 9경기 출장하면서 10경기 이상 뛰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우승 메달 자격에도 한 경기 차로 다가섰다.

맨유는 정규리그 우승에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려는 아스널의 거센 공세에 밀려 힘겨운 경기를 예고했다.

전반 5분 아스널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실점 위기를 내준 맨유는 전반 15분 박지성이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골을 노렸지만 머리를 스치고 지나면서 첫 번째 골 기회를 놓쳤다.

맨유는 전반 19분 웨인 루니가 단독 찬스 뒤 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를 스치듯 비켜나갔고, 전반 24분에는 루니와 호흡을 맞춘 박지성이 페널티지역에서 볼을 잡으려 했지만 수비수가 한 발 앞서 거둬내면서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3분 토고 출신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에게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3분 뒤 아스널의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의 핸드볼 반칙을 얻어내면서 동점 기회를 맞았다.

마이클 캐릭이 골 지역에 있던 박지성에게 패스하려던 순간 볼이 갈라스의 왼손에 맞은 것.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침착하게 동점골을 터뜨려 정규리그 28호 골로 득점왕을 굳혔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0분 박지성을 빼고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후반 22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하그리브스가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왼쪽 골 그물 구석을 흔들면서 역전 쇼를 펼쳤다.

위기에 몰린 아스널은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맨유의 골키퍼 에드윈 판 더 사르의 선방에 막히면서 결국 역전패를 당해 정규리그 우승권에서 사실상 멀어지고 말았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 리버풀은 블랙번을 홈으로 불러들여 후반 15분 터진 스티븐 제라드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2위(22골)인 페르난도 토레스의 결승골,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안드리 보로닌의 쐐기골을 합쳐 3-1 대승을 거두고 18승12무4패(승점 66)로 정규리그 4위를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