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뿐 아니라 초고층 건물도 건강검진을 잘 받아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빌리 에프 스펜서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지난 10일 기자와 만나 "초고층 빌딩은 안전성이 생명인 만큼 시공 전후 정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고층 건물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스펜서 교수는 롯데건설이 이날 개최한 '초고층 건축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펜서 교수는 초고층 빌딩에 '스마트 센서'를 설치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빌딩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태풍이나 지진 등에 의한 진동을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스마트 센서를 설치하면 유선이나 무선으로 건축물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내시경을 통해 인체 내부를 검사받듯 광섬유로 만든 센서들을 건축물 내부 곳곳에 설치하면 지진이나 바람에 의한 진동 및 압력 등을 감지해낼 수 있다는 것.

스펜서 교수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착공 단계부터 완공 후까지 건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보수 시기와 부분까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진이나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을 반대방향으로 흘려보내 건축물을 보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센서 설치로 인한 건축비 증가 문제에 대해 "초고층 빌딩은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시공업체나 입주민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건설을 추진 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에 이 같은 스마트 센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