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산업의 향후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야는 유통분야의 혁신으로 생각된다."

이인호 교수(서울대), 우재룡 박사(한국펀드평가), 강경훈 교수(동국대)는 22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자산운용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제주도에서 열린 운용사 사장단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우재룡 박사는 "세계적으로 볼 때 자산운용사의 수준이 상당부분 향상됐지만 여전히 국내 펀드유통 부문은 많이 낙후돼 있다"며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펀드망의 다양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수 은행들이 펀드 유통망을 잡고 있지만 수익률과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해 펀드 채널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수들은 "획기적인 신상품 개발보다는 구체적인 투자자 수요 조사에 기반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며 외국의 IFA(독립재무설계상담자)처럼 개인사업자의 투자자문과 펀드판매가 가능한 IFA 면허도입 및 펀드 수퍼마켓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경우 소수 판매사가 아닌 IFA들이 펀드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운용ㆍ증권사가 아닌 고객으로부터 자문료를 받는다.

우 박사는 "대가가 명확하지 못한 판매보수 제도를 축소, 판매수수료 방식으로 바꾸고 투자자문료를 받는 형식 등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경우 현행법규상 IFA가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이고 보험설계사의 경우 보험 판매의 유인이 더욱 크기 때문에 이 같은 경로의 발전은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나, 보험설계사와 GA 등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법규개정으로 IFA제도를 도입할 경우 싱가포르처럼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고객이 하나의 장소에서 여러 종류의 펀드를 가입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인 펀드 수퍼마켓을 도입한다면 독립계 자산운용사나 계열 판매사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은 자산운용사들에게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인호 교수는 "다양한 판매경로 구축을 통해 펀드판매 경쟁을 일으키는 것이 유통망 개선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통채널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유통사들이 올바르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는지 판단할 수 있게 판매보수, 운용보수 등 여러가지 보수체계에 대한 정보 공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