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골드만-리먼 호재로 5년여만에 최대폭 상승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라더스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춘 영향으로 베어스턴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우려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에 5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잠정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0.41포인트(3.51%)) 오른 12,392.66에 거래를 마쳐 지난 11일 기록한 2002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416.66포인트를 넘어서며 역대 4번째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91.25포인트(4.19%) 오른 2,268.26을 ,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54.14포인트(4.24%) 상승한 1,330.74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003년 3월 이후, S&P 500지수는 200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날 증시는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는 1분기 실적을 개장 전 내놓은 영향으로 200포인트 넘는 상승세로 출발한 뒤 오후에 FRB가 금리를 0.75%포인트 내린 2.25%로 낮추자 급등세를 이어갔다.

금리 인하폭이 당초 기대됐던 1%포인트에는 못 미쳐 증시가 한때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금리인하가 금융시장 불안의 진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벤 버냉키 FRB의장이 성명서를 통해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돕는데 필요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투자심리를 크게 회복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15억1천만달러, 주당 3.23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32억달러, 주당 6.67달러에 비해 53.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우선배당을 제외한 1분기 순이익은 14억7천만달러였으며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의 127억3천만달러에서 83억4천만달러로 35% 줄어들었다.

자산상각액은 1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분기 실적은 1분기에 74억7천만달러 매출에 주당 2.5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톰슨 파이낸셜의 예상치와 블룸버그의 주당 순이익 예상 평균치인 2.59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월스트리트가 유동성 문제에 관련해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리먼브러더스는 1분기 순이익이 4억8천900만달러, 주당 81센트로 전년 동기의 11억5천만달러, 주당 1.96달러에 비해 57%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35억달러로 31% 줄었고 자산상각 규모는 18억달러였다.

리먼브러더스는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음으로써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진정시킬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로이터통신은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리먼브러더스가 주당 73센트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800억달러에 이르는 모기지 자산으로 인해 월스트리트 전망치보다 더 나쁜 실적을 발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해 왔었다.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이날 16%와 46%씩 급등해 금융주 상승을 주도했고, 씨티그룹도 11.2% 올랐다.

베어스턴스도 23% 상승한 5.91달러로 JP모건 체이스의 인수가인 주당 2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JP모건은 6% 상승했다.

한편 미국의 2월 생산자 물가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덜 올랐으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이날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에 비해 0.3% 상승하고 근원 PPI는 0.5% 올랐다고 밝혔다.

PPI는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4% 상승에 못 미쳤으나 근원 PPI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의 상승률을 크게 넘어섰다.

미국의 2월 주택착공이 감소하고 건축허가는 1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이날 2월 주택착공(연율기준)이 106만5천채로 전달에 비해 0.6% 감소하고, 주택건설 선행지수인 건축허가는 97만8천채로 전달에 비해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건축허가가 102만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