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요인의 오버슈팅 국면"..연구소, 평균 환율 상향조정중

1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00원선을 돌파하자 전문가들은 현재 '오버슈팅(이상과열)' 국면이긴 하지만 당분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심상치 않은 데다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역시 당분간 이어지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연 평균 환율을 900원대 초반에 설정했던 민간연구소들은 황급히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다음은 환율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
◇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 =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진 것과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는 추세적인 것이다.

다만 원화와 비교해볼 때 어느 쪽이 더 약세인지가 문제다.

상대적인 강도에 따라 환율도 변할 수 있다.

경상수지의 경우 하반기에는 좀 더 개선될 수도 있다고 본다.

현재는 오버슈팅 국면이다.

수급요인도 있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강하다.

시장이 워낙 불안해 환율 전망이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래 연평균 환율로 925원을 설정했는데 아마도 꽤 많이 상향조정해야 할 듯 하다.

◇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 = 외국인 배당 송금 등 수급상의 요인과 작년말부터 적자 전환된 경상수지도 문제다.

앞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진전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단순히 외국인의 국내 시장 이탈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이머징 마켓 전체에서 자금 유출이 문제다.

각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서 얼마나 현금을 확보할지도 문제다.

경상수지 적자도 추세화할 가능성이 있다.

내수는 나쁘지 않은데 수출이 악화되면 경상수지 적자가 굳어질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연평균 환율을 900원대 초반으로 봤는데 상향조정하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

◇ 금융연구원 송재은 연구위원 = 현재 펀더멘털로는 1,000원대까지 올라갈 정도는 아니다.

펀더멘털의 문제보다 미국의 주가폭락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등을 투자자들이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문제다.

결국 심리적 요인이다.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막는 것이 필요하지만 미국 금융시장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시장 개입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원화 강세를 보일 때도 장중 900원을 하향돌파했지만 이후 900원선을 웃돌았듯이 1,000원 돌파도 상징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

1,000원대에 잠깐 머물 수는 있지만 원화가치가 그 정도 약세는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1,000원선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장보형 연구원 = 다른 통화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원화가 더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달리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또 외화 조달여건이나 차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다.

1,000원에 대한 확인심리가 강했고 1,050원까지는 열려있지만 원화의 내재가치를 반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조로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 개입은 직접 개입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세조정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물가가 적당한 수준에서 안정된다고 하면 정부도 부담이 없겠지만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 정부 책임도 있기 때문에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 JP모건 안희준 상무 = 역외 매수세 때문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원화가 너무 고평가됐던 측면이 있어 오버슈팅되는 것은 맞는데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 배당금 지급 등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이 강한 것 같다.

JP모건이 전망한 상한 레벨은 1,025원인데 이미 오버슈팅되고 있어 레벨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박용주 이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