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상대로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유동성 공급 조치는 1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모습이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바닥권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흐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지지선이 강해지는 것은 조정 국면이 가격과의 싸움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1600선에서의 지지력 확보는 증시가 오르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이기는 했지만 1600선과의 거리를 넓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지지선에 대한 신뢰도는 높여줬다고 설명.

한양증권도 연준의 긴급조치가 모멘텀으로써의 영향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코스피 바닥권에 대한 신뢰도는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美 대형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와 주택시장 선행지표 발표 등을 앞두고 지수 부침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우리투자증권은 금융주들의 실적이 지난 4분기 이미 바닥을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증권사 김도균 연구원은 "적자전환됐던 금융업종의 순익 증가율이 1분기에도 마이너스권을 기록하겠지만 지난 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4분기를 저점으로 올 연말까지 금융주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분기 이후에는 은행과 보험, 다각화 금융 등 금융업종 대부분의 순익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

어찌됐든 연준의 이번 조치로 신용경색 위기는 피할 수 있지만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인고의 시간은 조금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같은 이벤트성 뉴스만 갖고는 근본적인 환경 변화를 촉발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오 파트장은 "달러 약세가 에너지/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인플레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화가 전세계에서 가장 약한 달러화에 비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밝혔다.

종목이나 업종별로 수혜 기대감이 작용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원화 약세는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판단.

단기적으로 시장은 박스권 밴드 하단영역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종목 슬림화와 현금 확보, 낙폭 과대주 중심의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SK증권은 "근본적인 상승은 경기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미국 증시가 안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하루하루 흐름에 큰 흐름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13일은 올들어 처음 맞는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이다.

아직은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스프레드 하락으로 막판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감직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